주전자가 끓는 겨울
남혜란
유리창 한 장 가득 겨울이 찍혀 있다.
흰눈이 내리는 것으로 한결 으늑하다.
엄마는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뜨개질을 하시고
가스레인지 위에는 주전자가 끓고 있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수증기를 뿜으면서
먼 동화의 나라로 꿈결처럼 떠나간다.
나도 그 기차에 훌쩍 올라타고
눈 내리는 벌판을 한없이 달려간다.
기차는 가지 않으면서도 자꾸만 떠나가고
엄마의 뜨개질은 차츰 모습을 드러낸다.
아무리 춥고 먼 곳에 나가도
겨울 바람 한 점 들어올 수 없는
그런 옷이 되어간다.
* 2023년 1월 9일 월요일입니다.
주전자의 따뜻한 보리차 한 잔이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한 주의 시작 힘차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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