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겨울나기 _ 탁명주

시 쓰는 마케터 2018. 2. 22. 09:25





겨울나기


                       탁명주


겨울은 껍질이 두꺼운 계수나무다

어린 나무가 겨울앞에 꿋꿋할 수 있는 건 
바람 맞을 잎이 없음이다
뿌리깊은 리듬으로 오는 설레임이 있음이다

매운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껍질속에 저장하였다가
사월 다수운 봄 햇살에 발효시켜 
박하나무는 박하잎을 
계수나무는 계피를 만드는 것이리라

한둥치 겨울 옷을 벗을 때마다
고갱이는 굵어지고
껍질은 단단해진다

어린 나무가 바람 소리에 귀기울이는 건
골패인 낙숫물 소문을 듣기 위함이다
껍질 속 비밀스런 세포분열에 
향기짙은 녹수의 싹 힘껏 밀어올릴
물 오른 봄기운을 기다림이다



* 2018년 2월 22일 목요일입니다.

변하지 않는 것들에 집중해야 합니다.

반짝 유행보다는 오래 잊혀지지 않아야 합니다.

저녁 비소식이 있으니 우산 챙기시고 건강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