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때의 님의 얼굴
한용운
꽃은 떨어지는 향기가 아름답습니다
해는 지는 빛이 곱습니다
노래는 못 마친 가락이 묘합니다
님은 떠날 때의 얼굴이 더욱 어여쁩니다
떠나신 뒤에 나의 환상의 눈에 비치는 님의 얼굴은
눈물이 없는 눈으로 바로 볼 수가 없을 만큼
어여쁠 것입니다
님의 떠날 때의 어여쁜 얼굴을
나의 눈에 새기겠습니다
님의 얼굴은 나를 울리기에는 너무도 야속한 듯하지만
님을 사랑하기 위하여는
나의 마음을 즐겁게 할 수가 없습니다
만일 그 어여쁜 얼굴이 영원히 나의 눈을 떠난다면
그때의 슬픔은 우는 것보다도 아프겠습니다
* 2024년 8월 5일 월요일입니다.
때로는 옳은 말보다는 묵묵히 이해하는 눈빛이 더 좋습니다.
말을 줄여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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