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10월 _ 오세영

시 쓰는 마케터 2018. 10. 1. 08:59




10월


                        오세영



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 2018년 10월 1일 월요일입니다.

달력이 바뀌면서 바람도 바뀌었습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한 주의 시작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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