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바다로 가자 _ 김영랑

시 쓰는 마케터 2018. 11. 19. 10:42




바다로 가자


                            김영랑



바다로 가자 큰 바다로 가자 
우리 인젠 큰 하늘과 넓은 바다를 마음대로 가졌노라 
하늘이 바다요 바다가 하늘이라 
바다 하늘 모두 다 가졌노라 
옳다 그리하여 가슴이 뻐근치야 
우리 모두 다 가자꾸나 큰 바다로 가자꾸나 

우리는 바다 없이 살았지야 숨막히고 살았지야 
그리하여 쪼여들고 울고불고 하였지야 
바다 없는 항구 속에 사로잡힌 몸은 
살이 터져나고 뼈 튀겨나고 넋이 흩어지고 
하마터면 아주 꺼꾸러져버릴 것을 
오! 바다가 터지도다 큰 바다가 터지도다 

쪽배 타면 제주야 가고오고 
獨木船 倭섬이사 갔다왔지 
허나 그게 바다러냐 
건너뛰는 실개천이라 
우리 삼년 걸려도 큰 배를 짓자꾸나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 

우리 큰 배 타고 떠나가자꾸나 
창랑을 헤치고 태풍을 걷어차고 
하늘과 맞닿는 저 수평선 뚫으리라 
큰 호통 하고 떠나가자꾸나 
바다 없는 항구에 사로잡힌 마음들아 
툭 털고 일어서자 바닥 네 집이라 

우리들 사슬 벗은 넋이로다 풀어놓인 겨레로다 
기슴엔 잔뜩 별을 안으렴아 
손에 잡히는 엄마별 아가별 
머리엔 끄득 보배를 이고 오렴 
별아래 좍 깔린 산호요 진주라 
바다로 가자 우리 큰 바다로 가자



* 2018년 11월 19일 월요일입니다.

우리 모두는 누구나 큰 바다 넓은 하늘을 갖고 있습니다.

한 주의 시작 넓은 마음으로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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