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자유에게
고정희
한시에는 신새벽 건너오는 바람이더니
세시에는 적막을 뒤흔드는 대숲이더니
다섯시에는 만년설봉 타오르는 햇님이더니
일곱시에는 강물 위에 어리는 들판이더니
아홉시에는 길따라 손잡는 마을이더니
열한시에는 첫눈 내린 날의 석탄불이더니
열세시에는 더운 눈물 따라붓는 술잔이더니
열다섯시에는 기다림 끌고가는 썰물이더니
열일곱시에는 깃발 끝에 걸리는 노을이더니
열아홉시에는 어둠 속에 떠오르는 둥근 달빛이더니
스물한시에는 불바다로 달려오는 만경창파이더니
스물세시에는 빛으로 누빈 솜옷이더니
스물다섯시에는 따뜻하고 따뜻하고 따뜻한 먼 나라에서
아름다운 사람 하나 잠들고 있다.
* 2019년 1월 24일 목요일입니다.
인생의 시계에서 오늘은 몇 시쯤 될까요?
언젠가는 멈춰질 시계이기에 하루하루를 소중히 보내야겠습니다.
알찬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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