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파라독스
천향미
물오른 버들강아지 옆에 서 있는 갈대
그 너머 마른 풀꽃들
봄비라도 차갑게 내리면
늙은 살갗에 배어드는 축축함,
서러워 눈물 흘리지 싶다
겨울 내내 염치없이 붙들고 섰던 봄의 자리
이미 기별 받았을까? 3월이 오기 전
초록의 빈자리 마련해 두라는,
죽어야 산다고 했다. 버려야 산다고도 했다
봄, 거슬러 오르는 파라독스
시린 겨울, 마른 가지에 걸려 있다
미련한 흔들림
흔들림 싹둑 잘라 버렸다
잘린 자리 옹이 하나 자라나고
버들강아지 뭐라고 자꾸 수근거렸다.
* 2019년 3월 20일 수요일입니다.
버려야 사는 원리를 깨닫는 봄입니다.
과한 욕심을 버리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샘추위 _ 정연복 (0) | 2019.03.22 |
---|---|
향기로운 하루를 위해 _ 이해인 (0) | 2019.03.21 |
마중물과 마중불 _ 하청호 (0) | 2019.03.19 |
평행선 _ 김남조 (0) | 2019.03.15 |
어떤 결심 _ 이해인 (0) | 2019.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