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로 서서
이재무
겨울을 견디기 위해
잎들을 떨군다.
여름날 생의 자랑이었던
가지의 꽃들아 잎들아
잠시 안녕
더 크고 무성한 훗날의
축복을 위해
지금은 작별을 해야 할 때
살다보면 삶이란
값진 하나를 위해 열을 바쳐야 할 때가 온다.
분분한 낙엽,
철을 앞세워 오는 서리 앞에서
뼈 울고 살은 떨려 오지만
겨울을 겨울답게 껴안기 위해
잎들아, 사랑의 이름으로
지난 안일과 나태의 너를 떨군다.
* 2019년 12월 23일 월요일입니다.
'달을 가리키는 손을 보지 말고 달을 봐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멀리 내다볼 줄 아는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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