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시 쓰는 마케터 2021. 1. 7. 08:55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내린다

 

나타샤를 사랑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은앙응앙 울을 것이다

 

 

* 2021년 1월 7일 목요일입니다.

어제 저녁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버렸네요.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넘는다고 하니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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