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류시화
나무는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바람이 불지 않아도
그 가지와 뿌리는 은밀히 만나고
눈을 감지 않아도
그 머리는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있다
나무는
서로의 앞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누가 와서 흔들지 않아도
그 그리움은 저의 잎을 흔들고
몸이 아프지 않아도
그 생각은 서로에게 향해 있다
나무는
저 혼자 서 있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세상의 모든 새들이 날아와 나무에 앉을 때
그 빛과
그 어둠으로
저 혼자 깊어지기 위해 나무는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 2021년 1월 28일 목요일입니다..
자신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이 없는 태도는 주변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다름'과 '틀림'을 이해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모 _ 조지훈 (4) | 2021.02.01 |
---|---|
못잊어 _ 김소월 (8) | 2021.01.29 |
너를 기다리는 동안 _ 황지우 (8) | 2021.01.27 |
혼자는 외롭고 둘은 그립다 _ 김현태 (10) | 2021.01.26 |
말의 힘 _ 황인숙 (6) | 2021.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