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향하여
임영조
다시 받는다
서설처럼 차고 빛부신
희망의 백지 한 장
누구나 공평하게 새로 받는다
이 순백의 반듯한 여백 위에
무엇이든 시작하면 잘될 것 같아
가슴 설레는 시험지 한 장
절대로 여벌은 없다
나는 또 무엇부터 적을까?
소학교 운동회날 억지로
스타트 라인에 선 아이처럼
도무지 난감하고 두렵다
이번만은 기필코
인생에 대하여
행복에 대하여
건강에 대하여
몇 번씩 고쳐 쓰는 답안지
그러나 정답은 없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재수인가? 삼수인가?
아니면 영원한 미지수인가?
문득 내 나이가 무겁다
창문 밖 늙은 감나무 위엔
새 조끼를 입고 온 까치 한 쌍
까작까작 안부를 묻는다. 내내
소식 없던 친구의 연하장처럼
근하 신년! 해피 뉴 이어!
* 2021년 12월 31일 금요일 한 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코로나로 여의치 않은 상황에도 한 해 잘 살아낸 모든 이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2022년,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한 해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 _ 유치환 (17) | 2022.01.04 |
---|---|
새해 인사 _ 김현승 (17) | 2022.01.03 |
겨울 나무로부터 봄 나무에로 _ 황지우 (11) | 2021.12.30 |
그럴 수 없다 _ 류시화 (16) | 2021.12.29 |
깨렴 _ 백창우 (9) | 2021.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