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새해를 향하여 _ 임영조

시 쓰는 마케터 2021. 12. 31. 08:32

 

 

새해를 향하여

 

                            임영조

 

 

다시 받는다

서설처럼 차고 빛부신

희망의 백지 한 장

 

누구나 공평하게 새로 받는다

이 순백의 반듯한 여백 위에

무엇이든 시작하면 잘될 것 같아

 

가슴 설레는 시험지 한 장

절대로 여벌은 없다

 

나는 또 무엇부터 적을까?

소학교 운동회날 억지로

스타트 라인에 선 아이처럼

도무지 난감하고 두렵다

 

이번만은 기필코

인생에 대하여

행복에 대하여

건강에 대하여

몇 번씩 고쳐 쓰는 답안지

 

그러나 정답은 없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재수인가? 삼수인가?

아니면 영원한 미지수인가?

 

문득 내 나이가 무겁다

창문 밖 늙은 감나무 위엔

새 조끼를 입고 온 까치 한 쌍

까작까작 안부를 묻는다. 내내

소식 없던 친구의 연하장처럼

근하 신년! 해피 뉴 이어!

 

 

* 2021년 12월 31일 금요일 한 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코로나로 여의치 않은 상황에도 한 해 잘 살아낸 모든 이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2022년,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한 해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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