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마음 한철 _ 박준

시 쓰는 마케터 2022. 2. 10. 08:44

 

 

마음 한철

 

                          박준

 

 

미인은 통영에 가자마자

새로 머리를 했다

 

귀밑을 타고 내려온 머리가

미인의 입술에 붙었다가 떨어졌다

 

내색은 안 했지만

나는 오랜만에 동백을 보았고

미인은 처음 동백을 보는 것 같았다

 

"우리 여기서 한 일 년 살다 갈까?"

절벽에서 바다를 보던 미인의 말을

 

나는 "여기가 동양의 나폴리래" 하는

싱거운 말로 받아냈다

 

불어오는 바람이 

미인의 맑은 눈을 시리게 했다

 

통영의 절벽은

산의 영정과 많이 닮아 있었다

 

미인이 절벽 쪽으로

한 발 더 나아가며 내 손을 꼭 잡았고

 

나는 한 발 뒤로 물러서며

미인의 손을 꼭 잡았다

 

한철 머무는 마음에게

서로의 전부를 쥐여주던 때가

우리에게도 있었다

 

 

* 2022년 2월 10일 목요일입니다.

작은 일에 감사할 줄 알아야 삶이 윤택해지는 법입니다.

마음을 표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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