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독서의 시간 _ 심보선

시 쓰는 마케터 2022. 2. 11. 08:41

 

 

독서의 시간

 

                       심보선

 

 

책을 읽을 시간이야

너는 말했다

그리고 입을 다물었다

 

네가 조용히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생각한다

이상해 정말 이상해

 

나는 이혼을 했는데 결혼한 기억이 없어

이혼보다 결혼이 훨씬 더 좋았을 텐데

 

그 책에는 이별 이야기가 있을까

어쩌면 네가 지금 막 귀퉁이를 접고 있는 페이지에

 

나는 생각한다

온갖 종류의 이별에 대해

모든 이별은 결국 같은 종류의 죽음이라는 사실에 대해

 

우리는 키스할 때

서로의 혀를 접으려고 애쓴다

 

무언가

그 무언가를 표시하기 위해

영원히

 

키스하고 싶다

이별하고 싶은 것과 무관하게

 

나는 천성 바깥에서 너와 함께 일생을 헤맬 것이다

 

돌아가고 싶다

떠나가고 싶은 것과 무관하게

 

어디론가

그 어디론가

 

 

* 2022년 2월 11일 금요일입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듭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책 읽는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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