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의 힘 _ 위협의 법칙

 

 

위협의 법칙

 

 

얼마 전 텔레비전 고발 프로그램에서

우리가 먹는 고추장에 쇳가루가 들어 있다는 걸 봤다.

 

그 프로를 보고 나는 냉장고를 열어 고추장을 들여다보았다. 국내산은 그나마 덜한데 중국산 고춧가루에는 쇳가루가 많이 들어 있다는 말 때문이었다. 다행이도 그 고추장은 국내산이었지만 먹기가 영 찜찜했다. 한미 FTA를 하면서 미국산 쇠고기 중 뼈가 있는 곳에는 광우병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정보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를 먹기가 썩 내키지도 않았다. 

하기야 우리나라는 사람들이 먹는 식품에 별의별 안 좋은 짓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마음 놓고 식품을 사먹기가 어렵게 되었다. 연전에 중국산 김치에 회충이 들어 있다는 뉴스 때문에 김치에 젓가락이 도저히 가지 않았던 때도 있지 않았는가. 

위협은 겁을 준다는 말이다.

사람들의 마음에 공포를 심어주는 것이다.

 

공포는 대개 실제보다 더 무서운 것이라고 한다. 공포를 극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지도자들도 언급을 많이 했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취임사에도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하나, 공포 그 자체입니다.’ 라는 구절이 있었다. 

위협 혹은 공포를 느끼는 것에는 여러 가지 면이 있다. 돈, 실연, 실직, 전쟁, 배고픔, 늙음, 추함, 추위, 자연재해 등등. 인간에게는 무엇보다 죽음이 가장 강렬한 공포일 것이다. 죽음에 대한 공포는 죽음 그 자체보다 더 무섭다고 하지만 죽음을 겁내지 않으면 다른 것은 아무 것도 두렵지 않다고도 한다. 

인간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공포심리를 자극하는

문장의 기술이 위협의 법칙이다.

 

그러나 이 경우 얼토당토 않는 위협을 한다거나 위협 그 자체를 너무 강조한다거나 하면 안 된다. 위협소구는 오직 정확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되어야 한다. 공포는 대개 인간의 무지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위협소구는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어야 한다. 위협소구의 예를 들어 보자.

 

냄새를 제거해주는 새로운 생리대의 특징을 표현할 때

다음 두 가지의 경우가 있을 수 있다. 

1. 냄새를 없애주어 기분을 좋게 하는 향기패드 
2. 당신의 그 날, 남자의 코는 의외로 예민하다. 

1번 문장은 자기 제품의 특징을 표현한 것이라면

2번 문장은 여자의 심리를 위협하는 문장이 된다. 
여성들에게 아주 효과적인 위협소구가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늘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있으며

경쟁관계에 있는 사람의 행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경쟁을 느끼는 사람을 행동을 통해 위협소구를 하기도 한다. 기업이라면 경쟁사를 들먹이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학생 자녀를 둔 부모에게 공부 잘하는 다른 아이의 이야기는 큰 위협이 된다. 우리나라의 엄청난 사교육 현장은 학부모들의 집단적인 위협심리에 기인된 것이라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남들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우리 아이가 안하면 뒤쳐질까 두려워서 무리한 사교육을 감행하는 것이다.

요즘 외국 원어민 영어교육기관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기는 것이나

선풍적인 해외유학의 바람도 다 이런 이유일 것이다. 

기업은 기업 나름대로 사원들의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쟁사보다 탁월한 인재를 뽑고 키우기 위해서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강력한 국방력은 상대방 국가에 위협이 된다.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소식은 다른 나라에게는 큰 위협이 된다. 

위협의 법칙을 문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내 글을 읽는 사람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주는 정보를 받아들였을 때의 이익과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의 손실을 적절하게 표현하면 멋진 위협의 법칙을 적용한 문장이 될 것이다. 

 

[위협의 법칙 한 줄 예문]

경쟁사는 이미 영어강좌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50대가 되었는데도 아직 봉급쟁이입니까? 
여자 서른 살이면 얼굴피부를 걱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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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아직도 김치냉장고를 안 쓰세요?

무심코 먹는 고추장, 뭐가 들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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