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 955

꿈 깨인 새벽 _ 나해철

꿈 깨인 새벽 나해철 아스라히 잊혀진 사람을 봄 꽃 마주치듯 만난 꿈을 깨인 새벽 잠시 고운 그 얼굴 입김 부어 떠올리네 완강한 세월에 떠밀려 깊은 골짜기 너머 호젓이 핀 산수유꽃 같더니 꿈길로 나그네 되어 찾아와 흘러가버린 세월의 뒤만 덧없이 밟고 가는가 꿈 깨인 새벽에 듣는 어디선가 고운 꽃 한 송이 피었다 지는 소리. * 2023년 12월 26일 화요일입니다. 한 해의 마지막 한 주가 남았습니다. 좋은 마무리와 멋진 새해를 준비하는 시간 되세요. 홍승환 드림

크리스마스의 기도 _ 임영준

크리스마스의 기도 임영준 하루하루 소박한 꿈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뜨거운 은총보다는 안온한 내일을 열어주소서 아이들 모두에게 골고루 바라는 선물을 베풀어 평생을 행복한 산타클로스의 기억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홀로 지새는 청춘들에게 어울리는 사랑이 찾아들어 오색 빛 열정으로 찬란한 성탄의 밤이 되게 하소서 마지막으로 간절히 바라옵고 또 바라옵건대 외면당하고 버림받고 핍박받는 이들에게 한줄기 빛살이라도 내려 구원을 실현하여 주소서 희망을 끈을 놓지 않게 하소서 * 2023년 12월 22일 금요일입니다. 깊은 숲속에서 자라는 난초는 보는 사람이 없어도 향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꿋꿋하게 버티고 이겨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희망이라는 이름의 두 글자는 _ 박재동

희망이라는 이름의 두 글자는 박재동 마냥 안주하고 싶을 때 나를 초조하게 만드는 너 내가 울고 있을 때 살며시 내 옆에서 같이 울어주는 너 내가 자신감이 지나쳐 허세를 부릴 때 송곳으로 내 심장을 마구 찔러대는 너 소리 없이 왔다가 나에게 하나의 의미를 던져주고 가는 '희망'이라는 두 글자의 네 녀석이 그립고도 때론 밉다 * 2023년 12월 21일 목요일입니다. 발전하는 사람은 자기가 조절할 수 있는 일에 힘쓰고, 퇴보하는 사람은 자기가 조절할 수 없는 일에 힘씁니다. 조절할 수 있는 일에 힘을 쏟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삶은 도돌이표다 _ 김철현

삶은 도돌이표다 김철현 삶은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사는 것이다. 그리움 속에 만남이 있고 만남에는 이별이 따르고 이별에는 눈물이 눈물에는 아픔이 상처로 남곤 한다. 그 상처는 어렵사리 혹은 미움으로 혹은 용서로 치유되기도 한다. 그리고 하늘을 쳐다보고 바람을 맞으며 들길로 나가 가슴에는 새 날을 맞이한다. 어느 날 새들과 노래하며 마음에 숲을 그리다가 어느 샌가 또 다른 누군가를 그리워하게 되고 예정된 아픔을 까맣게 잊은 채 제자리로 돌아오는 삶은 끝없는 도돌이표다. * 2023년 12월 19일 화요일입니다. 하고자 하면 방법이, 하기 싫으면 핑계가 떠오르는 법입니다. 방법을 생각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고양이와 냉장고의 연애 _ 홍일표

고양이와 냉장고의 연애 홍일표 집 주인의 양육법이 궁금하다 태생이 다른 농경과 유목의 혈통 방금 전 냉장고가 삼킨 것은 생선 몇 마리 그 중 한 마리가 고양이 입 속으로 들어간다 생선이나 육류를 좋아하는 식성이 닮았다 냉장고와 고양이는 아픈 기억 탓인지 긴 꼬리를 등 뒤에 감추고 산다 고양이는 주로 검정을 선호하고 냉장고는 주로 흰색을 선호한다 가끔은 서로 옷을 바꿔 입기도 하는 것이 그들의 습속이다 둘의 연애는 유구하다 본적과 취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주고받는 눈빛이 뜨겁고 깊은, 몸속에 환하게 불을 켜고 사는 그들은 24시간 소등하지 않고 푸른 눈빛으로 어둠 위에 군림한다 냉장고 옆에 애첩처럼 웅크리고 있는 고양이가 집 주인의 커다란 귓속을 밤새도록 들락거린다 * 2023년 12월 18일 월요일입니다..

꿈 _ 조병화

꿈 조병화 내 손길이 네게 닿으면 넌 움직이는 산맥이 된다 내 입술이 네게 닿으면 넌 가득 찬 호수가 된다 호수에 노를 저으며 호심으로 물가로 수초 사이로 구름처럼 내가 가라앉아 돌면 넌 눈을 감은 하늘이 된다 어디선지 노고지리 가물가물 네 눈물이 내게 닿으면 난 무너지는 우주가 된다 * 2023년 12월 15일 금요일입니다. 특이점이 오는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습니다. 미래를 대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무심천 _ 도종환

무심천 도종환 한 세상 사는 동안 가장 버리기 힘든 것 중 하나가 욕심이라서 집착이라서 그 끈 떨쳐버릴 수 없어 괴로울 때 이 물의 끝까지 함께 따라가 보시게 흐르고 흘러 물의 끝에서 문득 노을이 앞을 막아서는 저물 무렵 그토록 괴로워하던 것의 실체를 꺼내 물 한 자락에 씻어 헹구어 볼 수 있다면 아무 것에도 걸림이 없는 마음을 무심이라 하나니 욕심 다 버린 뒤 우주처럼 넓어진 마음 무심이라 하나니 다 비워 고요히 깊어지는 마음을 무심이라 하나니 * 2023년 12월 13일 수요일입니다. 걸리는 게 있으면 하지 않으면 됩니다. 버리고 깊어지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희망을 위하여 _ 배한봉

희망을 위하여 배한봉 아침이라서 해 뜨는 것이 아니라 해 뜨니까 아침이다 희망을 가진 사람은 해를 가진 사람 삶이 빛나서 희망도 빛나는 것은 아니다 마음대로 살아지지 않는 삶 주저않아 흙탕에 젖고 황혼에 젖고 혹한에 떨며 벼랑 아래로 한없이 무너지던 망신창이 영혼 그 시간 너머에서 해는 뜬다 오늘 아침은 오늘 '나'의 아침 구름도 바람도 오늘 '나'의 노래 희망이 있으니까 삶은 빛난다 눈보라 끝에 꽃봉오리 터트린 저 눈부신 홍매처럼! * 2023년 12월 12일 화요일입니다. 언제나 늘 희망적인 생각을 해야합니다. 오늘도 작은 희망을 쌓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