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통조림 안효희 금정산성 남문 마을 내린 햇살이 참새 떼로 조잘거리는 햇살, 햇살 내 몸에 담는다 덜컹거리던 겨울, 풀잎 아래 묻고는 뭍으로 올라온 인어처럼 눕는다 길게 파릇파릇 오후가 쿡쿡 옆구리를 찌르자 바늘 같은, 유리 조각 같은 것 쑥쑥 빠져 나온다 발가락에서 발가락으로 배꼽에서 배꼽으로 퍼지는 간지러움 나른해지는 느낌표 같은 힘빼기! 봄은 경운기를 타고 들길을 돌고 온 몸 졸음으로 말랑말랑해지는 나는 햇빛, 햇빛 통조림! * 2023년 7월 7일 금요일입니다. 필요한 것들을 뭐든지 넣을 수 있는 통조림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