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 963

나의 꿈 _ 한용운

나의 꿈 한용운 당신이 맑은 새벽에 나무그늘 사이에서 산보할 때에 나의 꿈은 작은 별이 되어서 당신의 머리 위를 지키고 있겠습니다. 당신이 여름날에 더위를 못 이기어 낮잠을 자거든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 당신의 주위에 떠돌겠습니다. 당신이 고요한 가을밤에 그윽히 앉아서 글을 볼 때에 나의 꿈은 귀뚜라미가 되어서 당신의 책상 밑에서 "귀똘귀똘" 울겠습니다. * 2022년 11월 18일 금요일입니다. 어제 수능시험의 필적확인 문구가 들어있는 시입니다. 맑은 바람이 된 꿈들을 생각해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청춘의 길 _ 남정림

청춘의 길 남정림 앞에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눈물로 앞을 가리지는 말자 뒤돌아보면 없던 길도 보이고 조급하면 있던 길도 보이지 않는다 남의 길이 나의 길이 아닌데 앞서간 궤적만 추적해 뭐하리 청춘의 길은 별처럼 어둠 속에서 하나씩 총총 태어난다 오늘 길 없는 길에서 흘린 고달픈 고독의 흔적이 내일 낯선 길의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끝까지 자신의 길을 간 청춘은 아직 눈 뜨지 못한 길을 비추는 하나의 별이 된다 * 2022년 11월 16일 수요일입니다. 사랑하는 아들 기서가 내일 수능을 봅니다. 본인의 실력에 더해 조금의 운도 따라줬으면 좋겠네요. 수능을 보는 모든 청춘을 격려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멈추지 말라고 _ 정공량

멈추지 말라고 정공량 멈추지 말라고 흐르는 바람이 내게 말했습니다 삶에 지쳐 세상 끝에 닿았다 생각되더라도 멈추지 말라고 멈추지는 말라고 흐르는 바람이 내게 말했습니다 길은 어디까지 펼쳐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길은 그 어디까지 우리를 부르는지 아직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오직 내일이 있기에 여기 서서 다시 오는 내일을 기다려 봅니다 누가 밀어내는 바람일까 흐느끼듯 이 순간을 돌아가지만 다시 텅 빈 오늘의 시간이 우리 앞에 남겨 집니다 내일은 오늘이 남긴 슬픔이 아닙니다 내일은 다시 꽃 피우라는 말씀입니다 내일은 모든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오직 하나의 먼 길입니다 * 2022년 11월 15일 화요일입니다. 내일이 희망적이라는 것은 삶의 원동력입니다. 멈추지 말고 희망을 만드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

그리움이 길을 만든다 _ 강인호

그리움이 길을 만든다 강인호 그리움이 길을 만든다 산 너머로 향한 마음이 굽이굽이 산길을 내고 바다로 향하는 마음이 물길을 내었을 것이다 내 안에도 그대 향한 산책길 하나 생겨났다 그리움이 길을 만든다 * 2022년 11월 14일 월요일입니다. 문득 누군가를 기억해내면 바로 안부를 물어보세요. 그리움이 길을 만들고 인연을 이어 가게 해줍니다. 홍승환 드림

겨울 앞에서 _ 이재금

겨울 앞에서 이재금 겨울 앞에서 모진 추위 그 바람 앞에서 나무들은 끝끝내 감춰둔 눈물 가장 눈부신 빛깔로 떨어져 내린다 노오란 은행나뭇잎은 은행나뭇잎대로 담홍빛 느티나뭇잎은 느티나뭇잎대로 여름날 그 뜨거운 사랑 앞에 저리도 아픈 손수건을 흔들고 있는가 슬픔도 강물지면 산천을 허물고 허공을 깨물고 저리도 황홀한 하늘이 열리는가 겨울 앞에서 아득히 소식 없는 봄 앞에서 바람은 불고 잎은 진다 * 2022년 11월 11일 금요일입니다. 불편한 점이 있으면 편한 방법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익숙하다고 불편한 행동을 계속하면 개선이 안됩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그렇게 친해지는 거야 _ 노여심

그렇게 친해지는 거야 노여심 꽃은 피우는 거지 만드는 게 아니야 날마다 들여다보고 날마다 말 걸어서 새싹 쏘~옥 나오게 하고 예쁘다 예쁘다 칭찬하면서 어린잎 키우는 거야 꽃받침 위로 꽃잎 터지면 조용! 말하지 말고 그냥 웃어줘야 해 그렇게 핀 꽃은 나를 보고 더 많이 웃을 걸 꽃하고는 그렇게 친해지는 거야 * 2022년 11월 10일 목요일입니다. 억지로 만드는 것보다는 시간으로 만들어진 게 자연스러운 법입니다. 자연스러운 시간을 갖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침묵도 사랑입니다 _ 김철현

침묵도 사랑입니다 김철현 궁금해 하지 마세요. 하루가 어떠한지 꼭 알려고 애쓰지 말아요. 일주일이 어떠했는지 소식이 없다고 마음마저 끊었을까 조바심에 몸 상하기까지 기다려 지치진 마세요. 많이 그리워만 하고 가슴에만 담아두지만 때로는 침묵의 무게만큼 큰 것이 사랑입니다. * 2022년 11월 9일 수요일입니다. 때로는 많은 말보다 침묵이 더 효과적일 때가 있습니다. 말을 아끼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름다운 것은 _ 공재동

아름다운 것은 공재동 아름다운 것은 사라져 눈물이 됩니다 이슬이 그렇고 노을이 그렇고 새들의 노래가 그렇습니다 달이 그렇고 별이 그렇고 우리들의 꿈이 그렇습니다 사라져선 다시 눈속에 고여 끝없이 솟아나는 눈물이 됩니다 아름다운 것은 모두 눈물이 되어 우리들 마음속에 살아 있습니다 * 2022년 11월 8일 화요일입니다. 오늘은 제 결혼기념일이자 PRee 창립기념일입니다. 아름다운 것들을 간직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겨울나무를 보면 _ 강세화

겨울나무를 보면 강세화 겨울나무를 보면 일생을 정직하게 살아온 한 생애를 마주한 듯 하다. 나이에 대하여 부끄럽지 않고 섭섭해하지 않는 풍모를 본다. 집착을 버리고 욕망을 버리고 간소한 마음은 얼마나 편안할까? 노염타지 않고 미안하지 않게 짐 벗은 모양은 또 얼마나 가뿐할까? 겨울나무를 보면 옹졸하게 욕하고 서둘러 분개한 것이 무안해진다. * 2022년 11월 7일 절기상 입동입니다. 시간은 어김없이 흐르고 계절의 풍경은 바뀝니다. 한 주의 시작 힘차게 출발하시고 건강한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11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_ 이채

11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이채 말을 하기보다 말을 쓰고 싶습니다 생각의 연필을 깎으며 마음의 노트를 펼치고 웃음보다 눈물이 많은 고백일지라도 가늘게 흔들리는 촛불 하나 켜 놓고 등 뒤에 선 그림자에게 진실하고 싶습니다 피었을 땐 몰랐던 향긋한 꽃내음이 계절이 가고 나면 다시 그리워지고 여름 숲 지저귀던 새들의 노랫소리가 어디론가 떠나고 흔적 없을 때 11월은 사람을 한없이 쓸쓸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바람결에 춤추던 무성한 나뭇잎은 떠나도 홀로 깊은 사색에 잠긴 듯 낙엽의 무덤가에 비석처럼 서 있는 저 빈 나무를 누가 남루하다고 말하겠는지요 다 떠나보낸 갈색 표정이 누구를 원망이나 할 줄 알까요 발이 저리도록 걷고 걸어도 제자리였을 때 신발끈을 고쳐 신으며 나는 누구를 원망했을까요 그 길에서 하늘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