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 962

분홍 지우개 _ 안도현

분홍 지우개 안도현 분홍지우개로 그대에게 쓴 편지를 지웁니다. 설레이다 써버린 사랑한다는 말을 조금씩 지워 나갑니다. 그래도 지운 자리에 다시 살아나는 보고 싶은 생각 분홍지우개로 지울 수 없는 그리운 그 생각의 끝을 없애려고 혼자 눈을 감아봅니다. 내가 이 세상에서 지워질 것 같습니다. * 2019년 8월 14일 수요일입니다. 지우개로 지울 수 없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직과 이미 사이 _ 박노해

아직과 이미 사이 박노해 ´아직´에 절망할 때 ´이미´를 보아 문제 속에 들어 있는 답안처럼 겨울 속에 들어찬 햇봄처럼 현실 속에 이미 와 있는 미래를 아직 오지 않은 좋은 세상에 절망할 때 우리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삶들을 보아 아직 피지 않은 꽃을 보기 위해선 먼저 허리 굽혀 흙과 뿌리를 보살피듯 우리 곁의 이미를 품고 길러야 해 저 아득하고 머언 아직과 이미 사이를 하루하루 성실하게 몸으로 생활로 내가 먼저 좋은 세상을 살아내는 정말 닮고 싶은 좋은 사람 푸른 희망의 사람이어야 해 * 2019년 8월 12일 비오는 아침의 월요일입니다. "틀리다"와 "다르다"의 차이를 생각해 봅니다. 단지 "다르다"는 이유로 무조건 "틀리다"라고 해선 안 되겠죠. 한 주의 시작 힘차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초록빛 휘파람 _ 이동식

초록빛 휘파람 이동식 그리운 사람 그리운 날엔 초록빛 휘파람을 불자 하늘 한 모서리 지상 한 귀퉁이 해가 뜨고 지는 자리에서 원치 않는 슬픔과 고통이 우리의 삶을 그늘지게 하여도 그리운 사람이 그리운 날엔 초록빛 휘파람을 불자 민들레 홀씨처럼 가볍게 내 간절한 마음 그리운 사람에게 날아갈 수 있도록 날아가 그리운 사람의 가슴에 행복의 둥지를 틀 수 있도록 * 2019년 8월 8일 목요일 절기상 입추입니다.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가 무색한 무더위입니다. 오후 소나기 소식 있으니 외출하실 때 작은 우산 하나 챙기세요. 홍승환 드림

그래, 인생은 단 한번의 추억여행이야 _ 김정한

그래, 인생은 단 한번의 추억여행이야 김정한 눈물겹도록 미친 사랑을 하다가 아프도록 외롭게 울다가 죽도록 배고프게 살다가 어느 날 문득 삶의 짐 다아 내려놓고 한 줌의 가루로 남을 내 육신 그래, 산다는 것은 짧고도 긴 여행을 하는 것이겠지. 처음에는 나 혼자서 그러다가 둘이서 때로는 여럿이서 마지막에는 혼자서 여행을 하는 것이겠지. 산다는 것은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척 사람을 사랑하고도 아닌 척 그렇게 수백 번을 지나치면 삶이 지나간 흔적을 발견하겠지. 아~ 그때는 참 잘했어. 아~ 그때는 정말 아니었어. 그렇게 혼자서 독백을 하며 웃고 울겠지. 아마도 여행 끝나는 날에는 아름다운 여행이기를 소망하지만 슬프고도 아픈 여행이었어도 뒤돌아보면 지우고 싶지 않은 추억이 되겠지 짧고도 긴 아름다운 추억여행 그래..

지금 이 순간 _ 법정스님

지금 이 순간 법정스님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라. ´나는 지금 이렇게 살고 있다´고 순간순간 자각하라. 한눈 팔지 말고, 딴 생각하지 말고, 남의 말에 속지 말고, 스스로 살펴라. 이와 같이 하는 내 말에도 얽매이지 말고 그대의 길을 가라. 이 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이런 순간들이 쌓여 한 생애를 이룬다. 너무 긴장하지 말라. 너무 긴장하면 탄력을 잃게 되고 한결같이 꾸준히 나아가기도 어렵다. 사는 일이 즐거워야 한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라. 묵은 수렁에서 거듭거듭 털고 일어서라. * 2019년 8월 6일 화요일입니다. 작은 것들이 모여 큰 것을 이루게 됩니다. 작은 것들에 최선을 다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길 _ 홍세희

길 홍세희 나는 알고 있다 꼬부라진 길모퉁이 지나면 아름다운 또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그 길 지나면 또 다른 내리막길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 길 지나면 힘든 오르막도 있지만 그 옆 옥수수 밭에서 잠시 쉬어 가면 된다는 것을 그래도 늦지 않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른다 길을 가다가 쉬어가도 된다는 것을 그래서 그들은 바쁘다 * 2019년 8월 2일 금요일입니다. 어떤 일이나 순서를 정해 하나씩 해 나가야 합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좋은 것을 품고 살면 _ 정아이

좋은 것을 품고 살면 정아이 사람은 누구나 자기 중심에 소중한 무엇인가를 품고 살아갑니다. 어떤이는 슬픈 기억을 품고 살아갑니다. 어떤이는 서러운 기억을 품고 살아가고 어떤이는 아픈 상처를 안고 평생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어떤이는 아름다운 기억을 품고 살아갑니다. 기쁜일을 즐겨 떠올리며 반짝이는 좋은 일들을 되새기며 감사하면서 살아갑니다. 사람의 행복과 불행은 바로 여기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기쁨과 슬픔, 만족과 불만 중 어느것을 마음에 품느냐에 따라 행복한 사람이 되기도 하고 불행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는 생각입니다 맑고 푸른 하늘을 가슴에 품고 살면 됩니다. 아름다운 꽃 한송이를 품어도 되고 누군가의 맑은 눈동자 하나, 미소짓는 그리운 얼굴하 나, 따뜻한 말 ..

빨래를 하십시오 _ 이해인

빨래를 하십시오 이해인 우울한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맑은 날이 소리내며 튕겨울리는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밝아진답니다 애인이 그리운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물 속에 흔들리는 그의 얼굴이 자꾸만 웃을 거예요 기도하기 힘든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몇 차례 빨래를 헹구어내는 기다림의 순간을 사랑하다 보면 저절로 기도가 된답니다 누구를 용서하기 힘든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비누가 부서지며 풍기는 향기를 맡으며 마음은 문득 넓어지고 그래서 행복할 거예요 * 2019년 7월 24일 수요일입니다. 빨래를 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정갈해집니다. 기분을 세탁하고 싶을 때는 빨래를 해 보세요. 홍승환 드림

숲 _ 반기룡

숲 반기룡 숲 속에 들어가 본 사람은 안다 나무와 나무가 서로 기대어 온갖 조건과 환경을 잘 견디고 있는 것을 햇살이 비칠 때면 지그시 감았던 두 눈 뜨며 자연과 합일되고 강풍이 몰아치면 원가지 곁가지 잔가지 마른가지 할 것 없이 포옹하며 모진 비바람 견디어 내는 것을 사람이 사는 것도 별것 아니다 어려울 때 서로 기대고 힘들 때 버팀목이 되고 가려울 때 그 부분을 긁어주며 연리지처럼 어우러지고 함께 뒹구는 것이다 햇살과 비바람이 존재하기에 빛과 어둠이 상생하기에 자신의 밝고 어두운 여백을 볼 수 있는 것이다 * 2019년 7월 18일 목요일입니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봐서도 안되지만, 숲만 보고 나무들을 못 보는 것도 안됩니다. 큰 그림과 세세한 부분의 조화가 이뤄질 때 가장 완벽한 모양이 됩니다..

마음이 근본 _ 법구경

마음이 근본 법구경 모든 일은 마음이 근본이 된다.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나쁜 마음을 가지고 말하거나 행동하면 괴로움이 그를 따른다. 수레바퀴가 말이나 소의 발자국을 따르듯이. 모든 일은 마음이 근본이 된다.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청정한 마음을 가지고 말하거나 행동하면 즐거움이 그를 따른다.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듯이. * 2019년 7월 17일 수요일입니다. 모든 일은 마음이 근본이 됩니다. 마음을 다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