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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도 전화를 한다 _ 김륭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24. 4. 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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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도 전화를 한다

 

                                        김륭

 

 

앞마당 빨랫줄에 앉았던 새 한 마리

갸웃갸웃 삼십 촉 알전구보다 작은 머리에

불이 들어왔나 보다

전화 왔나 보다

눈도 못 뜬 새끼들 배고파 운다고

동네 시끄러워 낮잠 한숨 못 자겠다고

나무에게 전화 받았나 보다

포동포동 살찐 배추벌레 한 마리 입에 물고

날아간다 꽁지 빠지도록

새끼들 찾아간다

벨소리 그치지 않는 공중전화 한대 놓인

나무의 가장 따스한

품속, 둥지 찾아 날아간다

나무들 가슴 새까맣게 타도록

다이얼을 돌린다

전화를 한다

 

 

* 2024년 4월 1일 월요일입니다.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봐야 비로소 넓은 물을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야를 갖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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