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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을 뜯어내다 _ 김양희

절망을 뜯어내다 김양희 우리를 탈출한 고릴라가 돌아다닌다 어떻게 나갔어대체 비결이 뭐야 철망을 하루에 한 칸씩 나도 몰래 뜯었지 절망을 뜯어냈다고?철망을 뜯어냈다고! 오타를 고치려다 눈이 주운 어휘 한 잎 절망을 하루에 한 줌 몰래 뜯어내야지 * 2026년 9월 11일 금요일입니다.복잡한 문제들도 실마리를 찾아 찬찬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잘 들여다 볼 수 있는 여유를 갖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Plucking Away Despair Kim Yang-hee A gorilla that ..

꽃 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 _ 도종환

꽃 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 도종환피었던 꽃이 어느새 지고 있습니다.화사하게 하늘을 수놓았던 꽃들이지난 밤비에 소리없이 떨어져하얗게 땅을 덮었습니다.꽃그늘에 붐비던 사람들은 흔적조차 없습니다.화사한 꽃잎 옆에 몰려 오던 사람들은제각기 화사한 기억속에 묻혀 돌아가고아름답던 꽃잎 비에 진 뒤 강가엔마음없이 부는 바람만 차갑습니다.아름답던 시절은 짧고살아가야 할 날들만 길고 멉니다.꽃 한송이 사랑하려거든 그대여...생성과 소멸, 존재와 부재까지 사랑해야 합니다.아름다움만 사랑하지 말고 아름다움 지고 난 뒤의정적까지 사랑해야 합니다.올해도 꽃 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 * 2026년 9월 10일 목요..

뜸 _ 정희경

뜸 정희경 쌓이는 시간 위로 마른 쑥을 놓는다닳아진 관절에도 늘어난 힘줄에도바쁘게 달려온 오늘 뜸 들이는 중이다속속들이 뜸이 들어 익어가는 쉰 고갯길잃었던 초록 들판 쑥향이 묻어온다주름진 내일의 날씨 탱탱하게 풀린다 * 2026년 9월 9일 수요일입니다.무언가 만들어지는데는 시간이 필요한 법입니다.정성스럽게 뜸을 들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Moxibustion Jung Hee-kyung Upon the piling time, dried mugwort is placed.On worn-out joints and stretched tendons,I am..

책은 세 번 읽는다 _ 박노해

책은 세 번 읽는다 박노해 책은, 세 번 읽는다 한 번 훑고 버려진 책은책이 아니다 두 번 읽고 줄 친 책은그냥 책이다 나이 들고 문득 다시세 번째 읽은 책 처음 본 듯 경이로운아스라한 심연의 책 생의 경륜이 깊어갈수록거듭 새롭게 발견되는 책 시원과 영원이 메아리치며영감과 계시로 울려오는 책 그 한 권의 책을 향해나는 모든 책을 뚫고 나간다 세상 어딘가에 묻혀있는단 한 권의 책, 너를 향하여 * 2026년 9월 8일 화요일입니다.오래된 책에서 나는 향이 좋을 때가 있습니다.책 한 권 꺼내 읽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Reading a Book Three Times ..

무렵 _ 이승은

무렵 이승은 갈피를 넘기기 전 다른 쪽이 슬쩍 뵈는아직 오진 않은 결단의 시간들이지금을이루고 있다눈치껏 양쪽 사이 오가는 발자국이 어름을 지워놓고그저 다 아우를 듯 딴청을 한다지만결국은한 방향으로밀고 가는 중이다 * 2026년 9월 7일 월요일입니다.하고자 하면 방법이, 하기 싫을 때는 핑계가 생기는 법입니다.방법을 찾아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Around the Time Lee Seung-eun Before turning the page,the other side is glimpsed in a flash—the mom..

물고기에게 배우다 _ 맹문재

물고기에게 배우다 맹문재 개울가에서 아픈 몸 데리고 있다가무심히 보는 물속살아온 울타리에 익숙한지물고기들은 돌덩이에 부딪히는 불상사 한번 없이제 길을 간다멈춰 서서 구경도 하고눈치 보지 않고 입 벌려 배를 채우기도 하고유유히 간다길은 어디에도 없는데쉬지 않고 길을 내고낸 길은 또 미련을 두지 않고 지운다즐기면서 길을 내고 낸 길을 버리는 물고기들에게나는 배운다약한 자의 발자국을 믿는다면서슬픈 그림자를 자꾸 눕히지 않는가물고기들이 무수히 지나갔지만발자국 하나 남지 않은 저 무한한 광장에나는 들어선다 * 2026년 9월 4일 금요일입니다.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붑니다.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나를 찾아서 _ 박노해

나를 찾아서 박노해 나를 찾아서얼마나 멀리까지 가보았는가 성공을 위해서는 전력을 다해 질주하지만정작 나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알기 위해서는 발길조차 멈추지 않는데 나를 찾아서어디까지 가보았는가 진정한 나를 찾아서 정녕 어디까지 가보았는가 * 2026년 9월 3일 목요일입니다.자신을 먼저 알아야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자아를 확인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In Search of Myself Park No-hae In search of myself,how far have I traveled? We dash with all..

택배 _ 박명숙

택배 박명숙 당신을 현관까지만 배달하고 왔어요한 꾸러미 열쇠로도 어쩔 수 없었어요돌아선 발걸음마다 자물쇠만 철렁였어요덤인지 우수리인지 참으로 무거웠어요누군가 훔쳐갈까 돌아보지 않았어요당신을 문 앞까지만 부려놓고 왔어요 * 2026년 9월 2일 수요일입니다.받는 사람이 없으면 전달되지 않는 법입니다.수취인을 명확히 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Delivery Park Myung-sook I delivered you only as far as the front door and came back.A whole bunch of keys could not u..

그대와 함께 하는 세상은 _ 이선형

그대와 함께 하는 세상은 이선형나의 세상이그대와 함께라면살아가는 행복입니다끝없는 신비이며 힘입니다그대를 만난 감사함은영혼까지도 희망이며 노래입니다삶과 기쁨이 되고죽음이 두렵지 않는 것입니다진정한 생명의 꽃이며영원이 간직하고픈 아름다움입니다그대와 함께하는 세상은사랑이며 완성이고 싶습니다 * 2026년 9월 1일 화요일입니다.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오래 갈 수 있습니다.함께할 수 있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 The World with You Lee Sun-hyung If my ..

오늘 _ 김수영

오늘 김수영 악수를 한다삶에 매듭이 또 한번 생겼다마주보고 웃는다들키지 말아야 할 일이 하나 생겼다술잔을 기울인다삼켜야 할 뜨거움이 하나 생겼다당신과 헤어져 오는 저녁,헛되고 헛된 일이 또 하나 생겼다모든 날은 지나간다그러나 언제나 다시 처음이다 * 2026년 8월 31일 월요일입니다.미래를 만드는 건 오늘의 결정입니다.8월의 마지막 날 잘 마무리 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 Today Kim Soo-young We shake hands.Another knot has formed in life.We face each other and smil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