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그냥 주는데 박노해 가을 아침에마을 산길을 걷다 보면왠지 미안해지는 마음 발갛게 익은 산감이랑 능금이알알이 달린 머루와 다래가이슬에 빛나는 구절초와 산국화가주홍빛 꽈리와 보랏빛 좀작살이토옥 톡 떨어지는 알밤과 도토리가 여기요, 나 여기요긴 여름 불볕과 장마를 지나이렇게 힘껏 잘 익어 나왔는데나 어떡할 거냐고, 날 버려둘 거냐고햇살에 반짝반짝 나를 바라본다 그냥 내어주는 가을의 선물을나는 다 받아주지도 못하고그냥 지나쳐 돌아오는 길은꼭 잘못한 것만 같아서 이 가을, 그대와 함께 걸으며주머니 가득 담아 안고 내려와그리운 벗들에게 나눠주면 좋겠는데 * 2026년 9월 23일 수요일 추분입니다.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추분, 내일부터는 밤이 길어지네요.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