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문탠 _ 오은

시 쓰는 마케터 2024. 6. 18. 08:04

 

 

 

문탠(moontan)*

 

                                  오은

 

 

언제나 동그란 것이 지고

이따금 동그란 것이 떳다

 

취한 사람들의 울음이

그을음이 되고 있었다 떼를 지어

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나도 뜬구름이 되어 구르기 시작한다

 

우리는 밤의 사람

밤에 일어나 꿈꾸는 사람

밤에 뒷감당을 하는 사람

밤에 뜨거워져서

사달을 내야 하는 사람이다

 

기다리는 사람이다

서성이는 사람이다

잠자코 머물지 못하는 사람이다

 

머리를 굴리다

감정에 그을리는 사람이다

 

마음을 공글리며

태연하게 농담을 던지는 사람이다

 

뜬구름 위로

다달이 달이 떠올랐다

꺼이꺼이 기꺼이

 

몽롱으로 기울어진다

 

 

* 2024년 6월 18일 화요일입니다.

6년 과후배이자 집친구의 47번째 생일입니다.

오늘은 선탠과 문탠을 하며 농땡이를 좀 쳐야겠습니다.

 

홍승환 드림

 

 

*문탠(moontan): 햇볕에 몸을 태우는 선탠과 달리, 달빛을 한껏 받으며 어슬렁어슬렁 산책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