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개망초꽃 _ 안도현

시 쓰는 마케터 2024. 7. 4. 08:20

 

 

 

개망초꽃

 

                        안도현

 

 

눈치코치 없이 아무 데서나 피는 게 아니라

개망초꽃은

사람의 눈길이 닿아야 핀다.

이곳 저곳 널린 밥풀 같은 꽃이라고 하지만

개망초꽃을 개망초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 사는 동안

개망초꽃은 핀다.

 

더러는 바람에 누우리라

햇빛 받아 줄기가 시들기도 하리라

그 모습을 늦여름 한때

눈물 지으며 바라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이 세상 한쪽이 얼마나 쓸쓸하겠는가

훗날 그 보잘 것 없이 자잘하고 하얀 것이

어느 들길에 무더기 무더기로 돋아난다 한들

누가 그것을 개망초꽃이라 부르겠는가

 

 

* 2024년 7월 4일 목요일입니다.

후추는 살짝 치면 음식의 풍미를 높여주지만 과하면 모든 걸 덮어버립니다.

적정량을 지키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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