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행운목 _ 유홍준

시 쓰는 마케터 2024. 8. 9. 07:48

 

 

 

행운목

 

                      유홍준

 

 

행운은 토막이라는 생각

 

행운은 고작

한 뼘 길이라는 생각

 

누군가 이제는 아주 끝장이라고

한 그루 삶의

밑동이며 가지를 잘라 내던졌을 때

행운은 거기에서 잎이 나고 싹이 나는 거라는 생각

잎이 나고 싹이 나는 걸

발견하는 거라는 생각

그리하며 울며 울며 그 나무를 다시 삶의 둑에 옮겨 심는 거라는 생각

 

행운은, 토막이라는 생각

 

행운은 집집마다

수반 위에 올려놓은 토막이라는 생각

 

 

* 2024년 8월 9일 금요일입니다.

교양을 갖춘 모든 사람들은 짜증을 잘 내지 않습니다.

행운 한 토막을 얻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