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오래 되었네 _ 나해철

시 쓰는 마케터 2021. 6. 21. 12:49

 

오래 되었네

 

                      나해철



오래 되었네
꽃 곁에 선 지

오래 되었네
물가에 앉은 지

오래 되었네
산길 걸어 큰 집 간 지

오래 되었네
여럿이서 공놀이 한 지

오래 되었네
사랑해 사랑해 속삭여 본 지

오래 되었네
툇마루에 앉아 한나절을 보낸 지

오래 되었네
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어머니 다정하게 불러 본 지

오래 되었네
산 밑 집에서 들을 바라보며 잠든 지

오래 되었네
고요히 있어 본 지

오래 되었네
고요히 고요히
앉아 있어 본 지

 

 

* 2021년 6월 21일 월요일 절기상 하지입니다.

정신없이 일상에 빠져있을 때 잊고 사는 것들이 많아집니다.

오래 잊고 있던 것들을 불러내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