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별 도종환 아무도 없는 별에선그대도 나도 살 수 없다달맞이꽃이 피지 않는 별에선해바라기도 함께 피어나지 않고폭풍우와 해일이 없는 곳에선등 푸른 물고기도 그대의 애인도살 수 없다때로는 화산이 터져 불줄기가온 땅을 휩쓸고 지나고그대를 미워하는 마음 산을 덮어도미움과 사랑과 용서의 긴 밤이 없는 곳에선반딧불이 한 마리도 살 수 없다때로는 빗줄기가 마을을 다 덮고도 남았는데어느 날은 물 한 방울 만날 수 없어목마름으로 쓰러져도그 물로 인해 우리가 사는 것이다강물이 흐르지 않는 별에선그대도 나도 살 수 없다낙엽이 지고 산불에산맥의 허리가 다 타들어가도외로운 긴 밤과 기다림의 새벽이 있어서우리가 이 별에 사는 것이다 * 2024년 10월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