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훔치기
박해옥
알밤 몇 톨 줍기로서니
나무 뒤에 빠끔히 숨어
알사탕 같은 눈으로 째리는
뭐냐, 넌
볼때기 터지게 날라다 숨겼잖아
산 임자도 아닌 것이
노랑 깔때기 피겠지
분홍 깔때기 피겠지
까맣게 영글은 분꽃 씨를 따며
꿈은 어느새 색색 깔 꽃을 밀어 올리는데
앗, 따가
죽비 침 한방 놓고 앵 달아나는
넌 또 누구라니
꽃밭 임자도 아닌 것이
가을 몇 점 훔치려다
손가락질만 당했다
* 2024년 10월 7일 월요일입니다.
계절의 신비로움을 느끼는 날씨입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에도 길이 있다 _ 천상병 (3) | 2024.10.15 |
---|---|
어느 늦은 저녁 나는 _ 한강 (9) | 2024.10.14 |
조용한 일 _ 김사인 (5) | 2024.10.04 |
가을서한 _ 나태주 (4) | 2024.10.02 |
말의 품격 _ 이기주 (3) | 2024.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