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가을 훔치기 _ 박해옥

시 쓰는 마케터 2024. 10. 7. 09:14

 

 

 

가을 훔치기

 

                           박해옥

 

 

알밤 몇 톨 줍기로서니

나무 뒤에 빠끔히 숨어

알사탕 같은 눈으로 째리는

뭐냐, 넌

볼때기 터지게 날라다 숨겼잖아

산 임자도 아닌 것이

 

노랑 깔때기 피겠지

분홍 깔때기 피겠지

까맣게 영글은 분꽃 씨를 따며

꿈은 어느새 색색 깔 꽃을 밀어 올리는데

앗, 따가

죽비 침 한방 놓고 앵 달아나는

넌 또 누구라니

꽃밭 임자도 아닌 것이

 

가을 몇 점 훔치려다

손가락질만 당했다

 

 

* 2024년 10월 7일 월요일입니다.

계절의 신비로움을 느끼는 날씨입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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