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태어난 그대 _ 박정래
4월에 태어난 그대 박정래 당신 생일에 붉은 동그라미 치며 황사바람으로 목이 매캐해지네 냉이 캐는 들녘의 아낙들은 해 지는 줄 모르고 아마도 그런 고즈넉한 어둠이 바쁘게 밀려가고 오던 그런 때 아니던가 쥐불 쫓으며 아쉬운 초저녁 달 불쑥 따서 속 빈 밭고랑에 심으며 보리 싹 맥없이 바람에 눕고 그 파도 위에 당신을 둥근 박에 싣고 떠 보내는 4월은 그래도 희망의 봄 전신으로 전해오는 생명의 전율 모두 모아 뚝배기에 넣고 보글거리는 달래 된장찌개 한 술 떠 당신 입에 넣네, 밤 소쩍새 소리 들리고 내가 줄 수 있는 건 이 작은 행복 당신이 태어났다는 걸 기억하게 하는 것 전생을 열여덟 번 돌아 현생에서 다시 당신을 만나게 된들 4월에 태어난 이 모든 것을 어찌 사랑하지 않으리, 4월의 그 아픔을 * 202..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0. 4. 20.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