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냉이의 꽃말 _ 김승해

시 쓰는 마케터 2024. 5. 28. 08:54

 

 

 

냉이의 꽃말

 

                           김승해

 

 

언 땅 뚫고 나온 냉이로

된장 풀어 국 끓인 날

삼동 끝 흙빛 풀어진 국물에는

풋것의 향기가 떠 있는데

모든 것 당신에게 바친다는 냉이의 꽃말에

찬 없이도 환해지는 밥상머리

국그릇에 둘러 피는 냉이의 꽃말은

허기진 지아비 앞에

더 떠서 밀어 놓는 한 그릇 국 같아서

국 끓는 저녁마다 봄, 땅심이 선다

 

퍼주고도 다시 우러나는 국물 같은

냉이의 꽃말에

바람도 슬쩍 비켜하는 들,

온 들에 냉이가 돋아야 봄이다

봄이라도

냉이가 물어 주는 밥상머리 안부를 듣고서야

온전히 봄이다

 

냉이꽃, 환한 꽃말이 밥상머리에 돋았다

 

 

* 2024년 5월 28일 화요일입니다.

냉이의 꽃말이 '나의 모든 것을 바칩니다'라고 하네요.

얼마남지 않은 봄날을 즐기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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