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위하여
전재승
깊은 밤,
머리맡에 침잠하듯 들리는
소리가 있다.
내 의식의 심연에
조약돌 던지며
가장 고요로운 시각에만 파문을 일으키며
찾아오는 순례자가 있다.
아, 그 소리
망각했던 기억의 저편 강에서
들려오는 물무늬의 동그란 울림.
그 맑디맑은 공명음을 질긴 귀로 들으며
시한 폭탄처럼 풀어지는
시간의 태엽을
온몸으로 감고 싶어진다.
나를 향하여 부르는
단 한 번의 순간을 위하여
이 밤을
잠 못 이루고 깨어 있을 때,
밤은 깊어도 잠은 멀다.
* 2024년 10월 29일 화요일입니다.
가끔은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내버려둘 줄 알아야 합니다.
바람에 몸을 맡겨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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