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엔 남겨두라 _ 박노해
젊은 날엔 남겨두라 박노해 젊은 날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할 수 있는 게 너무 없어서 눈물이었다 그랬다 내 젊은은 회한도 있었지만, 좋았다 남겨둔 것이 너무 많아서 갈수록 해낼 것이 많아서 젊어서 뭐든 다 해보라지만 채워도 채워도 다 채울 수 없고 더해도 더해도 다 해볼 수 없는 인생이고 삶이어서 난 모든 좋음이 파생되어 나오는 단 하나만을 찾고자 몸부림쳤고 단 하나에만 전념하고 헌신했다 열다섯에 사라질 것처럼 스무 살에 죽을 것처럼 그것밖에 몰랐다 그것만을 살았다 나에게 남은 건 내 살아온 역사와 애틋한 그리움과 많은 것이 남겨진 이 풍요 좋은 것들은 다 내 앞에 있다 남겨둔 생의 선물들이 위대한 생의 소재들이 오래 품어온 가능성과 희망들이 그러니 남겨두라 좋은 것들은 남겨두라 여백처럼 남겨두라 ..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4. 2. 28. 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