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젊은 날엔 남겨두라 _ 박노해

시 쓰는 마케터 2024. 2. 28. 08:14

 

 

젊은 날엔 남겨두라

 

                                       박노해

 

 

젊은 날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할 수 있는 게 너무 없어서

눈물이었다

 

그랬다 내 젊은은

회한도 있었지만, 좋았다

남겨둔 것이 너무 많아서

갈수록 해낼 것이 많아서

 

젊어서 뭐든 다 해보라지만

채워도 채워도 다 채울 수 없고

더해도 더해도 다 해볼 수 없는

인생이고 삶이어서

 

난 모든 좋음이 파생되어 나오는

단 하나만을 찾고자 몸부림쳤고

단 하나에만 전념하고 헌신했다

 

열다섯에 사라질 것처럼

스무 살에 죽을 것처럼

그것밖에 몰랐다

그것만을 살았다

 

나에게 남은 건 

내 살아온 역사와

애틋한 그리움과

많은 것이 남겨진 이 풍요

 

좋은 것들은 다 내 앞에 있다

남겨둔 생의 선물들이

위대한 생의 소재들이

오래 품어온 가능성과 희망들이

 

그러니 남겨두라

좋은 것들은 남겨두라

여백처럼 남겨두라

젊은 날엔 남겨두라

 

 

* 2024년 2월 28일 수요일입니다.

남겨둘 줄 알아야 소진되지 않는 법입니다.

여백을 남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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