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 _ 허은실
이마 허은실 타인의 손에 이마를 맡기고 있을 때 나는 조금 선량해지는 것 같아 너의 양쪽 손으로 이어진 이마와 이마의 아득한 뒤편을 나는 눈을 감고 걸어가보았다 이마의 크기가 손바닥의 크기와 비슷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가난한 나의 이마가 부끄러워 뺨 대신 이마를 가리고 웃곤 했는데 세밑의 흰 밤이었다 어둡게 앓다가 문득 일어나 벙어리처럼 울었다 내가 오른팔을 이마에 얹고 누워 있었기 때문이었다 단지 그 자세 때문이었다 * 2022년 2월 17일 목요일입니다. 진정한 프로는 때로는 포기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호리병 속에서 주먹을 움켜쥐고 있는 지 확인해 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2. 2. 17. 0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