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서한 _ 나태주
가을서한 나태주 1 당신도 쉽사리 건져주지 못할 슬픔이라면 해질녘 바닷가에 나와 서 있겠습니다. 금방 등 돌리며 이별하는 햇볕들을 만나기 위하여 그 햇볕들과 두 번째의 이별을 갖기 위하여 2 눈 한 번 감았다 뜰 때마다 한 겹씩 옷을 벗고 나서는 구름, 멀리 웃고만 계신 당신 옆모습이랄까? 손 안 닿을 만큼 멀리 빛나는 슬픔의 높이 3 아무의 뜨락에도 들어서보지 못하고 아무의 들판에서 쉬지도 못하고 기웃기웃 여기 다다랐습니다. 고개 들어 우러르면 하늘, 당신의 이마 4 호오, 유리창 위에 입김 모으고 그 사람 이름 썼다 이내 지우는 황홀하고도 슬픈 어리석음이여, 혹시 누구 알 이 있을까 몰라 * 2021년 11월 11일 목요일입니다. 비판은 귀에는 거슬리지만 자신의 부족한 점을 깨닫게 하고, 단점을 고쳐..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 11. 11. 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