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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_ 이형기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23. 3. 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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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이형기

 

 

어길 수 없는 약속처럼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나무와 같이 무성하던 청춘이

어느덧 잎 지는 이 호숫가에서

호수처럼 눈을 뜨고 밤을 새운다.

 

이제 사랑은 나를 울리지 않는다.

조용히 우러르는

눈이 있을 뿐이다.

 

불고 가는 바람에도

불고 가는 바람같이 떨던 것이

이렇게 고요해질 수 있는 신비는

어디서 오는가.

 

참으로 기다림이란

이 차고 슬픈 호수 같은 것을 

또 하나 마음 속에 지니는 일이다.

 

 

* 2023년 3월 3일 금요일입니다.

봄을 시샘하는 찬 바람이 매서운 아침입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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