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바귀
김리영
밭도랑 옆에 주저앉아
누가 캐어갈 것 같지도 않은
엎어져 매 맞은 것처럼
쭈그러진 씀바귀
빗속에 휘는 키 큰 소나무보다
오히려 비 맞을 준비가 되었는지
바닥에 마음 다 펼쳐놓은
조그만 풀더미의 몸,
씀바귀에도 장대비는 와서
아프게 적시며 삶을 가르쳐 준다.
* 2023년 3월 7일 화요일입니다.
몸에 좋은 약은 쓴 법입니다.
쓴 맛을 참아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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