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_ 나희덕
태풍 나희덕 바람아, 나를 마셔라. 단숨에 비워내거라. 내 가슴속 모든 흐느낌을 가져다 저 나부끼는 것들에게 주리라. 울 수 있는 것들은 울고 꺾일 수 있는 것들은 꺽이도록 그럴 수도 없는 내 마음은 가벼워지고 또 가벼워져서 신음도 없이 지푸라기처럼 날아오르리. 바람아, 풀잎 하나에나 기대어 부르는 나의 노래조차 쓸어가버려라. 울컥울컥 내 설움 데려가거라. 그러면 살아가리라. 네 미친 울음 끝 가장 고요한 눈동자 속에 태어나. * 2023년 8월 10일 목요일입니다. 한반도 내륙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태풍은 태어나 처음 봅니다. 부디 큰 피해 없이 더위만 식히고 지나가길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 8. 10. 0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