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나희덕
바람아, 나를 마셔라.
단숨에 비워내거라.
내 가슴속 모든 흐느낌을 가져다
저 나부끼는 것들에게 주리라.
울 수 있는 것들은 울고
꺾일 수 있는 것들은 꺽이도록
그럴 수도 없는 내 마음은
가벼워지고 또 가벼워져서
신음도 없이 지푸라기처럼 날아오르리.
바람아, 풀잎 하나에나 기대어 부르는
나의 노래조차 쓸어가버려라.
울컥울컥 내 설움 데려가거라.
그러면 살아가리라.
네 미친 울음 끝
가장 고요한 눈동자 속에 태어나.
* 2020년 9월 7일 월요일입니다.
일을 처리해 내는 사람과 만들어가는 사람의 결과물은 다릅니다.
일을 만들어내는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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