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 18

강물 _ 정호승

강물                         정호승  그대로 두어라흐르는 것이 물이다 사람의 용서도 용서함도 구하지 말고청춘도 청춘의 돌무덤도 돌아보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흐르는 것이 길이다 흐느끼는 푸른 댓잎 하나날카로운 붉은 난초잎 하나강의 중심을 향해 흘러가면 그뿐 그동안 강물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은내가 아니었다 절망이었다 그동안 나를 가로막고 있었던 것은강물이 아니었다 희망이었다  * 2024년 6월 26일 수요일입니다.상처받지 않기를 원한다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습니다.용감하게 그냥 시작해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별 _ 신형주

별                           신형주  가슴에 별을 간직한 사람은어둠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 소멸하는 빛 흐느끼고별이 낡은 구두를 벗어 놓는다 절대 고독, 허공에 한 획 긋는다별을 삼킨 강 뒤척인다 가슴에서 별이 빠져나간 사람은어둠 속에서 절벽을 만난다  * 2024년 6월 25일 화요일입니다.별빛이 쏟아지는 하늘을 본 지가 한참입니다.별을 찾아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6월에 꿈꾸는 사랑 _ 이채

6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  사는 일이 너무 바빠봄이 간 후에야 봄이 온 줄 알았네청춘도 이와 같아꽃만 꽃이 아니고나 또한 꽃이었음을젊음이 지난 후에야 젊음인 줄 알았네 인생이 길다 한들천년만년 살 것이며인생이 짧다 한들가는 세월 어찌 막으리 봄은 늦고 여름은 이른6월 같은 사람들아피고 지는 이치가어디 꽃뿐이라 할까  * 2024년 6월 24일 월요일입니다.잘 들어줄 수 있어야 공감할 수 있는 법입니다.끝까지 잘 들어주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딱따구리 소리 _ 김선태

딱따구리 소리                                 김선태  딱따구리 소리가 딱따그르르숲의 고요를 맑게 깨우는 것은고요가 소리에게 환하게 길을 내어주기 때문이다, 고요가 제 몸을짜릿짜릿하게 빌려주기 떄문이다. 딱따구리 소리가 또 한 번 딱따그르르숲 전체를 두루 울릴 수 있는 것은숲의 나무와 이파리와 공기와 햇살숲을 지나는 계곡의 물소리까지가 서로딱,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 2024년 6월 21일 금요일 절기상 하지입니다.무언가 잘 진행되고 있다면 누군가의 노력이 있는 법입니다.누군가의 수고로움에 감사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_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시를 쓴다는 것이더구나 나를 뒤돌아 본다는 것이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나였다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새에 대해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나는 두려웠다 다시는 묻지 말자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저 세월들을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새는 날아가면서뒤돌아보는 법이 없다고개를 꺾고 뒤돌아보는 새는이미 죽은 새다  * 2024년 6월 20일 목요일입니다.과거보다는 현재와 미래에 눈높이를 맞춰야 합니다.현재에 충실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타원에 가까운 _ 강혜빈

타원에 가까운                              강혜빈  정원을 반 바퀴 도는 데 두 계절 당분간 입에서 풀냄새가 나도 괜찮니?잘 봐, 기대와 실망을 한 군데에 심으면 얼마나 잘 자라는지무른 말에도 잘 베이는 나뭇잎들은 어떻게 초록인지 구멍 난 하루를 걸치고 나서는 산책흰 조랑말들의 발자국이 만든 밤은 길었어나와 친해진 것들은 하나같이어두운 곳에서 잘 얼었지 뾰족한 얼음들을 재워놓고내가 나인 것을 참아보기로 했어칭찬을 한 잔 마시고 싶거든기다란 혀를 감추고 정확하게 웃어봐 너의 끝과 나의 끝은 일직선으로 달라질 수 있어너무 넓어서 슬픈 정원은 형용사가 될 수 있어이별은 한 마디의 음절만 가질 수 있어 우리를 한 군데에 심으면 누구부터 시들까?아무렇게나 자란 마음에게는 차가운 물이 좋아소..

문탠 _ 오은

문탠(moontan)*                                   오은  언제나 동그란 것이 지고이따금 동그란 것이 떳다 취한 사람들의 울음이그을음이 되고 있었다 떼를 지어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나도 뜬구름이 되어 구르기 시작한다 우리는 밤의 사람밤에 일어나 꿈꾸는 사람밤에 뒷감당을 하는 사람밤에 뜨거워져서사달을 내야 하는 사람이다 기다리는 사람이다서성이는 사람이다잠자코 머물지 못하는 사람이다 머리를 굴리다감정에 그을리는 사람이다 마음을 공글리며태연하게 농담을 던지는 사람이다 뜬구름 위로다달이 달이 떠올랐다꺼이꺼이 기꺼이 몽롱으로 기울어진다  * 2024년 6월 18일 화요일입니다.6년 과후배이자 집친구의 47번째 생일입니다.오늘은 선탠과 문탠을 하며 농땡이를 좀 쳐야겠습니다. 홍승환 ..

인생의 스승은 시간이다 _ 김정한

인생의 스승은 시간이다                                           김정한  인생의 스승은책을 통해서 배운다고 생각했는데살아갈수록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나를 가르치는 건말없이 흐르는 시간이었다. 풀리지 않는 일에 대한 정답도흐르는 시간 속에서 찾게 되었고이해하기 어려운 사랑의 메세지도거짓없는 시간을 통해서 찾았다. 언제부터인가 흐르는 시간을 통해서삶의 정답을 찾아가고 있다. 시간은 나에게 스승이다어제의 시간은 오늘의 스승이었고오늘의 시간은 내일의 스승이 될 것이다.  * 2024년 6월 17일 월요일입니다.시간이라는 수업료를 내고 경험이라는 배움을 얻습니다.소중한 수업료를 아끼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마음을 가꾸세요 _ 오광수

마음을 가꾸세요                                 오광수  마음을 가꾸세요아름답게 아름답게우리들 마음 밭에고운 마음씨를 심어하루하루 곱게 가꾸어 보세요.하얀 수선화 같은 고운 마음이활짝 피어날 겁니다. 얼마나 좋을까요?아름다운 꽃은 보는 사람도 즐겁지만꽃을 아름답게 가꾼 사람도 기쁘답니다.어렵고 힘들고 짜증이 나도고운 마음씨를 가진 사람과 함께라면참으로 기분 좋은 일입니다. 지금 마음을 활짝 여세요.그리고고운 마음씨를 받으세요.우리 모두아름답게 아름답게마음을 가꾸어 보세요.마음은 가꾸기 나름이니까요.  * 2024년 6월 14일 금요일입니다.좋은 마음씨는 좋은 싹과 잎, 그리고 열매를 맺습니다.세상에 좋은 마음씨를 뿌리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다시 _ 박노해

다시                        박노해  희망찬 사람은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있다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사람만이 희망이다  * 2024년 6월 13일 목요일입니다.사람 하나 바뀌었는데 세상이 바뀌기도 합니다.다시 좋은 사람들을 위한 세상이길 희망합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