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반기룡
숲 속에 들어가 본 사람은 안다
나무와 나무가 서로 기대어
온갖 조건과 환경을 잘 견디고 있는 것을
햇살이 비칠 때면
지그시 감았던 두 눈 뜨며
자연과 합일되고
강풍이 몰아치면
원가지 곁가지 잔가지 마른가지
할 것 없이 포옹하며
모진 비바람 견디어 내는 것을
사람이 사는 것도 별것 아니다
어려울 때 서로 기대고
힘들 때 버팀목이 되고
가려울 때 그 부분을 긁어주며
연리지처럼 어우러지고 함께 뒹구는 것이다
햇살과 비바람이 존재하기에
빛과 어둠이 상생하기에
자신의 밝고 어두운 여백을 볼 수 있는 것이다
* 2019년 10월 23일 수요일입니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봐서도 안되지만,
숲만 보고 나무들을 못 보는 것도 안됩니다.
큰 그림과 세세한 부분의 조화가 이뤄질 때 가장 완벽한 모양이 됩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월의 편지 _ 목필균 (0) | 2019.10.29 |
---|---|
이 다음에 너는 _ 최옥 (0) | 2019.10.25 |
희망의 바깥은 없다 _ 도종환 (0) | 2019.10.22 |
사는 맛 _ 정일근 (0) | 2019.10.21 |
겸손의 향기 _ 이해인 (0) | 2019.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