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직선 도종환 높은 구름이 지나가는 쪽빛 하늘 아래사뿐히 추켜세운 추녀를 보라 한다뒷산의 너그러운 능선과 조화를 이룬지붕의 부드러운 선을 보라 한다어깨를 두드리며 그는 내게이제 다시 부드러워지라 한다몇 발짝 물러서서 흐르듯 이어지는 처마를 보며나도 웃음으로 답하며 고개를 끄덕인다그러나 저 유려한 곡선의 집 한 채가곧게 다듬은 나무들로 이루어진 것을 본다휘어지지 않는 정신들이있어야 할 곳마다 자리 잡아지붕을 받치고 있는 걸 본다사철 푸른 홍송 숲에 묻혀 모나지 않게담백하게 뒷산 품에 들어 있는 절집이굽은 나무로 지어져 있지 않음을 본다한 생애를 곧게 산 나무의 직선이 모여가장 부드러운 자태로 않아 있는 * 2024년 11월 12일 화요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