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시 1205

지나치지 않음에 대하여 _ 박상천

지나치지 않음에 대하여 박상천 한 잔의 차를 마시며지나치지 않음을 생각한다.아침 신문도 우울했다.지나친 속력과지나친 욕심과지나친 신념을 바라보며우울한 아침,한 잔의 차는지나치지 않음을 생각케한다.손바닥 그득히 전해오는지나치지 않은 찻잔의 온기가까이 다가가야 맡을 수 있는향기의 아름다움을 생각한다.지나친 세상의 어지러움을 끓여차 한 잔을 마시며탁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세상의 빛깔과어디 한 군데 모나지 않은세상살이의 맛을 생각한다. * 2025년 4월 28일 월요일입니다.지나치지 않아야 탈이 나지 않는 법입니다.적정선을 유지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마음을 비우는 시 _ 이해인

마음을 비우는 시 이해인차창 밖으로 산과 하늘이언덕과 길들이 지나가듯이우리의 삶도 지나가는 것임을길다란 기차는연기를 뿜어대며 길게 말하지요행복과 사랑근심과 걱정미움과 분노다 지나가는 것이니마음을 비우라고큰 소리로 기적을 울립니다 * 2025년 4월 24일 금요일입니다.비워야 채울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 법입니다.불필요한 것들을 버리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청소를 하면서 _ 김귀녀

청소를 하면서 김귀녀 무릎을 꿇고 걸레질 한다허리를 굽히고머리를 숙이고상처로 얼룩진 마음구석구석 말끔하게 걸레질 한다 앙금으로 남아있던욕망의 뿌리얼룩으로진득거렸던 삶의 찌꺼기물기 머금은부드러운 걸레로 박박 닦는다 어두운 세상 그늘진 곳에서새순처럼 돋아나던근심의 잔뿌리아직도 뽑아내지 못한교만의 쓴 뿌리 실꾸리 엉키듯얼키설키 꼬여서내 안에 나를 흔들어시름 산을 만들던부질없는 것들 힘껏 닦아낸다 * 2025년 4월 23일 월요일입니다.게으름으로 청소를 하지 않으면 더러워지기 마련입니다.부지런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마음의 태양 _ 김춘수

마음의 태양 김춘수 꽃다이 타오르는 햇살을 향하여고요히 돌아가는 해바라기처럼높고 아름다운 하늘을 받들어그 속에 맑은 넋을 살게 하라 가시밭길을 넘어 그윽히 웃는 한송이 꽃은눈물의 이슬을 받아 핀다 하노니깊고 거룩한 세상을 우러르기에삼가 육신의 괴로움도 달게 받으라 괴로움에 짐짓 웃을 양이면슬픔도 오히려 아름다운 것이고난을 사랑하는 이에게만이마음나라의 원광(圓光)은 떠오르노라 푸른 하늘로 푸른 하늘로항시 날아오르는 노고지리같이맑고 아름다운 하늘을 받들어그 속에 높은 넋을 살게 하라 * 2025년 4월 21일 월요일입니다.너무 갑작스러운 변화는 부작용이 있기 마련입니다.천천히 조금씩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기도 _ 나태주

기도 나태주 내가 외로운 사람이라면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을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추운 사람이라면나보다 더 추운 사람을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가난한 사람이라면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더욱이나 내가 비천한 사람이라면나보다 더 비천한 사람을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때때로스스로 묻고스스도 대답하게 하여 주옵소서 나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나는 지금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가?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나는 지금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 2025년 4월 18일 금요일입니다.머리로만 상상을 하는 것보다는 뭐라도 해보는 게 중요합니다.움직이며 실천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순간 _ 문정희

순간 문정희 찰랑이는 햇살처럼사랑은늘 곁에 있었지만나는 그에게날개를 달아주지 못했다 쳐다보면 숨이 막히는어쩌지 못하는 순간처럼그렇게 눈부시게 보내버리고그리고오래오래 그리워했다 * 2025년 4월 17일 목요일입니다.순간의 선택이 10년을 때로는 인생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가장 좋은 선택을 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분수 _ 김춘수

분수 김춘수 1발돋움하는 발돋움하는 너의 자세는왜 이렇게두 쪽으로 갈라져서 떨어져야 하는가 그리움으로 하여왜 너는 이렇게산산히 부서져서 흩어져야 하는가 2모든 것을 바치고도왜 나중에는이 찢어지는 아픔만을가져야 하는가 네가 네 스스로에 보내는이별의 이 안타까운 눈짓만을 가져야 하는가 3왜 너는다른 것이 되어서는 안 되는가 떨어져서 부서진 무수한 네가왜 이런선연한 무지개로다시 솟아야만 하는가 * 2025년 4월 16일 수요일입니다.세월호 참사 11주기입니다. 희생자 304명의 넋을 기리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나무를 낳는 새 _ 유하

나무를 낳는 새 유하 찌르레기 한 마리 날아와나무에게 키스했을 때나무는 새의 입 속에산수유 열매를 넣어주었습니다 달콤한 과육의 시절이 끝나고어느 날 허공을 날던 새는최후의 추락을 맞이하였습니다바람이, 떨어진 새의 육신을 거두어 가는 동안그의 몸 안에 남아 있던 산수유 씨앗들은싹을 틔워 잎새 무성한 나무가 되었습니다 나무는 그렇듯새가 낳은 자식이기도 한 것입니다 새떼가 날아갑니다울창한 숲의 내세가 날아갑니다 * 2025년 4월 15일 화요일입니다.무리한 욕심은 주변을 힘들게 하는 법입니다.욕심을 버리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사랑굿40 _ 김초혜

사랑굿40                       김초혜  물이어라 이룬것 없는 듯이루는 너를 잠기게 할 수 있고네 속에 들 수 있는 죽어도 딴 마음가질 줄 모르는 작은 것으로 큰 것을머물게 하는 나를 잃지 않으면너를 붙잡아둘 수 있는 물이어라  * 2025년 4월 14일 월요일입니다. 유유히 흐르는 물처럼 살아야겠습니다.자연스러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문 _ 이지담

문                      이지담  밀어야 열리는 문에서당기고 있는 나에게 당겨야 열리는 문에서밀고 있는 나에게 토라진 친구에게 하듯문이 말해요 서로 마음이 통해야열리는 게 문이지  * 2025년 4월 11일 금요일입니다.한 쪽 문이 닫히면 한 쪽 문이 열리는 법입니다.새로운 문을 여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