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절시 37

봄의 사람 _ 나태주

봄의 사람 나태주 내 인생의 봄은 갔어도 네가 있으니 나는 여전히 봄의 사람 너를 생각하면 가슴속에 새싹이 돋아나 연초록빛 야들야들한 새싹 너를 떠올리면 마음속에 꽃이 피어나 분홍빛 몽골몽골한 꽃송이 네가 사는 세상이 좋아 너를 생각하는 내가 좋아 내가 숨 쉬는 네가 좋아 * 2022년 4월 28일 목요일입니다. 매년 새로운 봄이 있어 새로운 희망도 있습니다. 희망찬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산이 있는 풍경 _ 윤수천

산이 있는 풍경 윤수천 산을 내려갈 때에는 언제나 허리를 낮추어야 한다 뻣뻣하게 세우고 내려갈 수는 없다 고개도 숙여야 한다 고개를 세운 채 내려갈 수는 없다 허리를 낮추고 고개를 숙이고 몸을 낮추고 위를 쳐다보면 아, 하늘은 높고 푸르구나 이것이다 산이 보여주려는 것 하늘은 무척 높다는 것 푸르다는 것 사람보다 훨씬 크다는 것 이것을 보여주려고 산은 날마다 손을 내밀어 오라 오라 했나보다 * 2021년 10월 26일 화요일입니다. 자세를 낮추고 고개를 숙여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멋진 풍경을 위해 겸손해지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_ 생텍쥐페리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생텍쥐페리 어린왕자가 여우에게 말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흠... 글쎄요, 돈버는 일? 밥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 2021년 7월 27일 화요일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한 번 얻은 마음은 쉽게 변치 않는 법입니다. 어려운 일을 해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그랬다지요 _ 김용택

그랬다지요 김용택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 2021년 5월 12일 수요일입니다. 계절이 봄에서 여름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봄의 숙제를 마무리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겨울 사랑 _ 고정희

겨울 사랑 고정희 그 한 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 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 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 번의 이슥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할 지도 모릅니다 * 2020년 12월 2일 수요일입니다. 치열하게 고민을 해봐야 좋은 답을 찾는 법입니다. 심도 깊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눈 오는 날에 _ 김철기

눈 오는 날에 김철기 눈 오는 날 문밖으로 나가 내 가슴에 박혀 아픔을 주던 각진 돌들을 꺼내어 놓고 슬퍼해야 하는가 그럴 사람 나 뿐만은 아니겠지만 흩날리는 눈보라에 움츠려 접는 날개 눈 오려고 능선 오르는 바람 소리 목놓아 울부짖는 마음 어린 시간이 떼 지어 산너머 하늘을 지난다 눈 오면 발맞추어 함께 다닐 길 하얀 눈 쌓이는 더 깊은 사랑 더 뜨거워진 가슴에 그대 하얀 사랑을 차곡차곡 채워져 가는 내가 되고 싶다 * 2020년 2월 17일 월요일입니다. 어제부터 내린 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바꿔놓았습니다. 하얗게 시작된 한 주, 알차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12월의 독백 _ 오광수

12월의 독백 오광수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 2019년 12월 13일 금요일입니다. 한결 같다는 건 어떤 조건에도 변화가 없다는 것입니다. 좋은 것들을 지키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

아름다운 사람 _ 이성선

아름다운 사람 이성선 바라보면 지상에서 나무처럼 아름다운 사람은 없다. 늘 하늘빛에 젖어서 허공에 팔을 들고 촛불인 듯 지상을 밝혀준다. 땅속 깊이 발을 묻고 하늘 구석을 쓸고 있다. 머리엔 바람을 이고 별을 이고 악기가 되어온다. 내가 저 나무를 바라보듯 나무도 나를 바라보고 아름다워 할까 나이 먹을수록 가슴에 깊은 영혼의 강물이 빛나 머리 숙여질까 나무처럼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고 싶다. 나무처럼 외로운 사람으로 살고 싶다. 혼자 있어도 놀이 찾아와 빛내주고 새들이 품속을 드나들며 집을 짓고 영원의 길을 놓는다. 바람이 와서 별이 와서 함께 밤을 지샌다. * 2019년 4월 25일 목요일입니다. 자신만 모르는 자신만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조언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자신을 돌아보는 하루 되시..

언제나 봄빛 같이 _ 오광수

언제나 봄빛 같이 오광수 봄빛이 화사한 만큼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도 늘 화사했으면 좋겠습니다. 봄빛이 푸근한 만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도 늘 푸근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사랑을 시샘하여 삶이 겨울바람에 매섭게 시달릴 때도 우린 함께여서 늘 위로가 되었고 우리의 믿음을 포기하려 삶이 은빛 찬란한 손길로 유혹할 때도 우린 눈을 감고 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러기에 내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나 그 모습대로 늙지 않고 마음을 기대면 한없이 평안한 봄빛의 아침이 되고 또 저녁이 되어 늘 함께 소망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2019년 4월 4일 목요일입니다. 자신의 장단점은 다른 사람들이 더 잘 알기 마련입니다.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생각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먼지를 보며 _ 이성이

먼지를 보며 이성이 오랫동안 열어보지 않던 보석함을 열었다 반지를 들어보니 놓였던 자리만 깨끗하다 서랍 안, 상자 속인데도 먼지가 앉은 것이다 들어갈 틈이 따로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먼지도 스며든다, 그러기 위해 정말 가벼워야 한다 열고 닫는 흐름에 몸을 실을 정도로 미세해야 한다 틈, 보석함이 숨을 쉴 때 들어갈 수 있도록 늘 그리워하고 있어야 한다 먼지가 스며든다는 것- 귀한 것에게로 가는 길은 다 그러할 것이다 나를 가장 작고 가볍게 하여 너를 갖기다 * 2019년 3월 5일 화요일입니다.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5일째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문제는... 해결방법이 보이지 않는 데 있습니다.외출을 자제하시고 건강을 챙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