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 1343

별 - 류시화

별 류시화 별은 어디서 반짝임을 얻는 걸까별은 어떻게 진흙을 목숨으로 바꾸는 걸까별은 왜 존재하는 걸까과학자가 말했다, 그것은 원자들의 핵융합 때문이라고목사가 말했다, 그것은 거부할 수 없는 하나님의 증거라고점성학자가 말했다, 그것은 수레바퀴 같은 내 운명의 계시라고시인은 말했다, 별은 내 눈물이라고마지막으로 나는 신비주의자에게 가서 물었다신비주의자는 별 따위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그는 뭉툭한 손가락으로 내 가슴을 툭툭 치며 말했다 차라리네 안에 있는 별에나 관심을 가지라고그 설명을 듣는 동안에어느새 나는 나이를 먹었다나는 더욱 알 수 없는 눈으로별들을 바라본다이제 내가 바라는 것은인도의 어떤 노인처럼명상할 때의 고요함과 빵 한 조각만으로만족하는 것내가 가장 싫어..

흔들리며 피는 꽃 _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다 흔들리며 피었나니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2025년 7월 22일 화요일입니다.한 마디 말로 천냥 빚을 갚는 법입니다.예쁘고 고운 말들 많이 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Shaking and blooming flowers ..

비 _ 한용운

비 한용운 비는 가장 큰 권위를 가지고,가장 좋은 기회를 줍니다.비는 해를 가리고 하늘을 가리고,세상 사람의 눈을 가립니다. 그러나 비는 번개와 무지개를 가리지 않습니다.나는 번개가 되어 무지개를 타고,당신에게가서 사랑의 팔에감기고자 합니다. 비오는 날 가만히 가서 당신의 침묵을 가져온대도,당신의 주인은 알 수가 없습니다.만일 당신이 비오는 날에 오신다면,나는 연잎으로 웃옷을 지어서보내겠습니다. 당신이 비오는 날에 연잎옷을 입고 오시면,이 세상에는 알 사람이 없습니다.당신이 비 가운데로 가만히 오셔서나의 눈물을 가져가신대도영원한 비밀이 될 것입니다.비는 가장 큰 권위를 가지고,가장 좋은 기회를 줍니다. * 2025년 7월 17일 목요일입니다.삶은 많이 달라지는 ..

방문객 _ 정현종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그의 과거와현재와그리고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 2025년 7월 16일 수요일입니다.결국 모든 것은 사람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입니다.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 Visitors Hyunjong JungThe arrival of a man isactually a tremend..

장작불 _ 백무산

장작불 백무산 우리는 장작불 같은 거야먼저 불이 붙은 토막은 불씨가 되고빨리 붙은 장작은 밑불이 되고늦게 붙는 놈은 마른 놈 곁에젖은 놈은 나중에 던져져활활 타는 장작불 같은 거야몸을 맞대어야 세게 타오르지마른 놈은 단단한 놈을 도와야 해단단한 놈일수록 늦게 붙으나옮겨 붙기만 하면 불의 중심이 되어탈 거야 그때는 젖은 놈도 타기 시작하지우리는 장작불 같은 거야몇 개 장작만으로는 불꽃을 만들지 못해장작은 장작끼리 여러 몸을 맞대지 않으면절대 불꽃을 피우지 못해여러 놈이 엉겨 붙지 않으면쓸모없는 그을음만 날 뿐이야죽어서도 잿더미만 클 뿐이야우리는 장작불 같은 거야 * 2025년 7월 14일 월요일입니다.잘 찾아보면 누구나 다 각자의 쓸모가 있는 법입니다.조화를..

꽃 _ 김춘수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그의 꽃이 되고 싶다.우리들은 모두무엇이 되고 싶다.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싶다. * 2025년 7월 9일 수요일입니다.멈춰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속도를 조절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 Flower Chunsoo KimBefore I called ..

길 잃은 날의 지혜 _ 박노해

길 잃은 날의 지혜 박노해 큰 것을 잃어버렸을 때는 작은 진실부터 살려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 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펴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보살펴주십시오 오늘 비록 앞이 안 보인다고 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 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우면서도 세상을 닮지 마십시오 세상을 따르지 마십시오 작은 일 작은 옳음 작은 차이 작은 진보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작은 것 속에 이미 큰 길로 나가는 빛이 있고 큰 것은 작은 것들을 비추는 방편일 뿐입니다 현실 속에 생활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세상을 앞서 사는 희망이 되십시오 * 2025년 7월 8일 화요일입니다. 무언가 큰 일을 준비할 때는 작은 것들..

소금별 _ 류시화

소금별 류시화 소금별에 사는 사람들은눈물을 흘릴 수 없네눈물을 흘리면소금별이 녹아 버리기 때문소금별 사람들은눈물을 감추려고 자꾸만눈을 깜박이네소금별이 더 많이 반짝이는 건그 때문이지 * 2025년 7월 7일 월요일입니다.지나친 완벽주의보다는 불완전함이 종종 좋은 결과로 이어집니다.중요한 것들에만 집중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Salt Stars Ryu ShihwaThe people who live in the salt starscan't crybecause if they do,the salt stars will meltThe people in the..

행복 _ 유치환

행복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오늘도 나는에머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더욱더 의지삼고 피어 흥클어진인정의 꽃밭에서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한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 꽃인지도 모른다.사랑하는 것은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2025..

오늘 치 기분 _ 오은

오늘 치 기분 오은 깃털을 보았다마음이 가벼워지려는 찰나깃털이 땅으로 떨어지고 있었다눈이 절로 깜빡였다 저 멀리 솟구치는 것이 있었다눈이 부셨다 햇볕이 따갑다고 해도 좋다햇볕이 뜨겁다고 해도 좋다온몸으로 햇빛을 보았다 바람이 포근하다고 말해도 좋다바람이 부드럽다고 말해도 좋다온 마음으로 공기를 마셨다 오늩 치 기운이 생겼다오늘 치 기분이 생겼다 * 2025년 7월 3일 목요일입니다.더운 공기 속을 걷다 시원한 에어컨의 공간을 만나면 상쾌해집니다.무더운 여름 건강 챙기시고 상쾌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How I feel to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