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좋아하는 시 61

편지 _ 김남조

편지 김남조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 그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귀절 쓰면 한 귀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번도 부치지 않는다. * 2018년 11월 20일 화요일입니다.감정은 습관이고 행동은 감정의 결과입니다.좋은 습관으로 좋은 결과 얻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바다로 가자 _ 김영랑

바다로 가자 김영랑 바다로 가자 큰 바다로 가자 우리 인젠 큰 하늘과 넓은 바다를 마음대로 가졌노라 하늘이 바다요 바다가 하늘이라 바다 하늘 모두 다 가졌노라 옳다 그리하여 가슴이 뻐근치야 우리 모두 다 가자꾸나 큰 바다로 가자꾸나 우리는 바다 없이 살았지야 숨막히고 살았지야 그리하여 쪼여들고 울고불고 하였지야 바다 없는 항구 속에 사로잡힌 몸은 살이 터져나고 뼈 튀겨나고 넋이 흩어지고 하마터면 아주 꺼꾸러져버릴 것을 오! 바다가 터지도다 큰 바다가 터지도다 쪽배 타면 제주야 가고오고 獨木船 倭섬이사 갔다왔지 허나 그게 바다러냐 건너뛰는 실개천이라 우리 삼년 걸려도 큰 배를 짓자꾸나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 우리 큰 배 타고 떠나가자꾸나 창랑을 헤치고 태풍을 걷어차고 하늘과 맞닿는 저 수평선..

봄이에게 _ 박치성

봄이에게 박치성 민들레가 어디서든 잘 자랄 수 있는 건 어디로 데려갈지 모르는 바람에 기꺼이 몸을 실을 수 있는 용기를 가졌기 때문이겠지 어디서든 예쁜 민들레를 피어낼 수 있는 건 좋은 땅에 닿을 거라는 희망을 품었고 바람에서의 여행도 즐길 수 있는 긍정을 가졌기 때문일거야 아직 작은 씨앗이기에 그리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리 불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넌 머지않아 예쁜 꽃이 될테니까 * 2018년 11월 16일 금요일입니다. 용기와 희망과 긍정의 마음이 중요합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넌 _ 조병화

넌 조병화 넌 그 자리에서 좋은 거다 그만큼 떨어져 있는 자리에서 좋은 거다 지금 이곳에서 널 생각하고 있는 거리만큼 머리 속에서 넌 그 자리에서 좋은 거다. 때론 연하게, 때론 짙게 아롱거리는 안개 밋밋한 자리 감돌며 밤낮을 나보다 한발 앞자리 허허 떠 있는 그 ˝있음˝ 넌 그 자리에서 좋은 거다 그만큼 떨어져 있는 자리에서 좋은 거다 지금 이곳에서 널 생각하고 있는 거리만큼 충만히 머리 속에서 넌 그 거리에서 좋은 거다 항상. * 2018년 9월 12일 수요일입니다.누구에게나 똑같은 방식은 성의가 없어 보입니다.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특별함이 있어야 성공합니다.행복한 가을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한번쯤 다시 _ 김재진

한번쯤 다시 김재진 한번쯤 다시살아볼 수 있다면 그때 그 용서할 수 없던 일들 용서할 수 있으리 자존심만 내세우다 돌아서고 말던 미숙한 첫사랑도 이해할 수 있으리 모란이 지고 나면 장미가 피듯 삶에는 저마다 제철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찬물처럼 들이키리 한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나로 인해 상처받는 누군가를 향해 미안하단 말 한 마디 건넬 수 있으리 * 2018년 6월 5일 화요일입니다.감정은 습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자신이 원하는 감정을 의도적으로 되풀이하면 자연스럽게 그 감정이 자신의 것이 됩니다.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꽃은 사랑하니까 핍니다 _ 양전형

꽃은, 사랑하니까 핍니다 양전형 꽃은 서릿발이나 칼바람 속에서도 불길 같은 땡볕 아래서도 사랑하니까 피어납니다 그대를 바라만 봐도 내 안에 웬 꽃송이들 설레며 피어 올라 어쩌면 나도 꽃이려니 생각했습니다 불면의 이슥한 밤 이 하늘 아래 어디선가 잠들어 있을 그대를 생각하다 내 몸에서 언뜻언뜻 향기가 나서 진정 나도 꽃이구나 느꼈습니다 아닙니다 이 세상에서 그대 보이지 않고 길모퉁이를 쓸쓸히 돌아가던 그대 뒷모습이 눈에 밟혀올 때 어느 들길 어느 바닷가에 나 홀로 앉았을 때 가슴에서 눈물처럼 떨어지는 낙화를 보며 내가 왜 꽃인지를 알았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꽃입니다 꽃은, 사랑하니까 핍니다 * 2018년 5월 21일 월요일입니다.무엇이든 사랑과 정성 없이는 잘 자라나지 못합니다.사랑과 정성으로 시작하는 한..

마음 _ 김광섭

마음 김광섭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리하여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위에 뜨고 숲은 말없이 물결을 재우나니 행여 백조가 오는 날 이 물가 어지러울까 나는 밤마다 꿈을 덮노라. * 2018년 5월 17일 목요일입니다.어제 오늘 봄비 같지 않은 장대비가 내리고 있습니다.비 피해 없도록 주의하시고 건강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모든 것은 하나부터 _ 틱낫한

모든 것은 하나부터 틱낫한 한 곡의 노래가 순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한 자루의 촛불이 어둠을 몰아낼 수 있고, 한 번의 웃음이 우울함을 날려보낼 수 있다. 한 가지 희망이 당신의 정신을 새롭게 하고, 한 번의 손길이 당신의 마음을 보여 줄 수 있다. 한 개의 별이 바다에서 배를 인도할 수 있다. 한 번의 악수가 영혼에 기운을 줄 수 있다. 한 송이 꽃이 꿈을 일깨울 수 있다. 한 사람의 가슴이 무엇이 진실인가를 알 수 있고, 한 사람의 삶이 세상에 차이를 가져다준다. 한 걸음이 모든 여행의 시작이고, 한 단어가 모든 기도의 시작이다. * 2018년 5월 11일 금요일입니다.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태풍이 되는 나비효과처럼모든 현상은 작은 시작에서 비롯됩니다.위대한 첫 발을 시작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

즐거운 무게 _ 박상천

즐거운 무게 박상천 너의 무게를 생각한다. 내 삶에 걸리는 너의 무게를 생각한다. 무중력 상태에선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무게를 갖지 못하지만 나의 몫만큼, 지구가 끌어당기는 힘에 의해 내가 이 땅에서 나의 무게를 갖듯 우리는 서로의 몫을 끌어 당기며 서로의 무게를 확인한다. 너를 끌어당기는 힘을 버리고 지독한 어둠 속에서 유영의 홀가분함을 즐기는 것보다도 나는, 내 삶에 걸리는 너의 무게가 그 무게가 더 즐겁다. 무겁게, 더 무겁게 네 무게를 내 삶에 담으마. 오 즐거운 무게. * 2018년 5월 10일 목요일입니다.가끔은 힘든 것도 즐겁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겠습니다.삶의 무게를 즐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단추를 달듯 _ 이해인

단추를 달듯 이해인 떨어진 단추를 제라리에 달고있는 나의 손등 위에 배시시 웃고 있는 고운 햇살 오늘이라는 새 옷 위에 나는 어떤 모양의 단추를 달까? 산다는 일은 끊임 없이 새 옷을 갈아 입어도 떨어진 단추를 제자리에 달듯 평범한 일들의 연속이지 탄탄한 실을 바늘에 꿰어 하나의 단추를 달듯 제자리를 찾으며 살아야 겠네 보는이 없어도 함부로 살아 버릴 수 없는 나의 삶을 확인하며 단추를 다는 이 시간 그리 낯설던 행복이 가까이 웃고 있네 * 2018년 5월 9일 수요일입니다.모든 것은 끝이 있기에 아쉬운 법입니다.앞으로 살아갈 날의 가장 젊은 날인 오늘.오늘 하루 소중히 보내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