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애너벨 리 _ 에드거 앨런 포

시 쓰는 마케터 2021. 6. 2. 11:27

 

애너벨 리

 

                       에드거 앨런 포

 

 

아주 먼 옛날의 일입니다.
바닷가 어느 왕국에
애너벨 리라는 이름을 가진
한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소녀는 날 사랑하고
나의 사랑을 받는 일만을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바닷가 그 왕국에서.

그녀도 어렸고 나도 어렸지만
우리는
사랑 이상의 사랑을 하였습니다.
하늘의 날개 달린 천사들도
그녀와 나를 부러워할 그런 사랑을.

그 때문이었습니다.
오래전, 바닷가 이 왕국에서
구름으로부터 불어온 바람이
나의 아름다운 애너벨 리를 싸늘하게 한 것은.

그래서 그녀의 지체 높은 친척들은
그녀를 내게서 데려가서는
바닷가 이 왕국의 무덤에 가두어 버렸습니다.
반만큼도 행복치 못한 하늘의 천사들이 그녀와 나를 줄곧 질투했던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그러기에(바닷가 이 왕국의 모든 이가 안답니다)
바람이 구름에게서 불어와 저의 애너벨 리를
싸늘히 죽여 버렸던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랑은 나이 드신 이들의 사랑보다
아주 현명하신 많은 이들의 사랑보다
훨씬 더 강렬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늘의 천사들도
바다 밑의 악령들도
저의 영혼을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영혼으로부터
떼어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달빛이 밝을 때면 저는 반드시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꿈을 꿉니다.
별들이 뜨면 반드시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빛나는 눈을 봅니다.
그러기에 밤이 새도록 저는 내 연인,
내 생명, 내 신부의 곁에 몸을 눕힙니다.
거기 바닷가 그녀의 무덤에,
바다 옆 그녀의 무덤에.

 

 

* 2021년 6월 2일 수요일입니다. 

서울의 낮 기온이 29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네요.

건강 챙기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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