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가을사랑 _ 도종환

시 쓰는 마케터 2021. 10. 1. 08:41

 

 

가을사랑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 2021년 10월 1일 금요일입니다.

새로운 한 달을 선물 받았습니다. 

좋은 일, 행복한 일로 가득 채우시길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