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쓸까
오세영
무엇을 쓸까
탁자에 배부된 답지는
텅 비어 있다
전 시간의 과목은 "진실"
절반도 채 메꾸지 못했는데
종이 울렸다
이 시간의 과목은 "사랑"
그 많은 교과서와 참고서도
이제는 소용이 없다
맨 손엔 잉크가 마른 만년필
하나,
그 만년필을 붙들고
무엇을 쓸까
망설이는 기억의 저편에서
흔들리는 눈빛
벌써 시간은 절반이 흘렀는데
답지는 아직도 순백이다
인생이란 한 장의 시험지,
무엇을 쓸까
그 많은 시간을 덧없이 보내고
치르는 시험은 항상
당일치기다
* 2021년 10월 25일 월요일입니다.
나그네의 옷을 벗긴 건 결국 따스한 햇볕이었습니다.
주변에 온기를 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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