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것들은 언제나 신비롭다 정유찬 눈 뜨고 마주하는 일상이 불현듯 낡은 계단처럼 삐걱거리고 서툰 피아노 소리처럼 박자가 맞지 않으면 낮은 언덕이라도 올라 거리를 두고 실눈으로 바라봐야겠다 초점을 맞추고 호흡을 가다듬어야 판단할 수 있는 미묘한 차이들을 들춰 보며 당당함이 자만이 되었는지 겸손함이 비굴함이 된 건 아닌지 무엇인가 너무 쉽게 포기하고 사는 건 아닌지 함몰되고 왜곡된 자신의 진실을 바로잡으려 한다 살아온 길을 돌아보는 건 누군가의 특권이 아니라 때때로 낯선 일상이 주는 깊은 사색일지니 어쩌면 나이가 든다는 것은 그 사색의 시간을 통해 알 수 없던 모순을 이해하며 납득할 수 없던 사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없던 진실을 수용하는 것이겠지 두렵고 가슴 뛰는 것들은 긴장 속에서 우리를 새롭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