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시간 심보선 책을 읽을 시간이야 너는 말했다 그리고 입을 다물었다 네가 조용히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생각한다 이상해 정말 이상해 나는 이혼을 했는데 결혼한 기억이 없어 이혼보다 결혼이 훨씬 더 좋았을 텐데 그 책에는 이별 이야기가 있을까 어쩌면 네가 지금 막 귀퉁이를 접고 있는 페이지에 나는 생각한다 온갖 종류의 이별에 대해 모든 이별은 결국 같은 종류의 죽음이라는 사실에 대해 우리는 키스할 때 서로의 혀를 접으려고 애쓴다 무언가 그 무언가를 표시하기 위해 영원히 키스하고 싶다 이별하고 싶은 것과 무관하게 나는 천성 바깥에서 너와 함께 일생을 헤맬 것이다 돌아가고 싶다 떠나가고 싶은 것과 무관하게 어디론가 그 어디론가 * 2022년 2월 11일 금요일입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듭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