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시 7

조금씩 비우는 삶 _ 이채

조금씩 비우는 삶 이채 손뼉 치며 웃을 일은 없었어도 가슴 쓰릴 눈물이 없었기에 하루의 기쁨이 있습니다 오라는 곳 없어도 마음 갈 곳 있기에 이틀이 외롭지 않습니다 땀으로 채울 노동과 휴식 할 수 있는 보금자리가 있기에 일주일이 행복합니다 잘되는 일은 없었어도 안되는 일도 없었기에 좋은 일은 없었어도 나쁜 일이 없었기에 삶은 보람으로 여물어갑니다 조금씩 마음을 비우면 삶은 행복으로 채워집니다 * 2023년 7월 5일 수요일입니다. 내려놓을 줄 알아야 채워지는 법입니다. 조금씩 비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사는 이유 _ 최영미

사는 이유 최영미 투명한 것은 날 취하게 한다. 시가 그렇고 술이 그렇고 아가의 뒤뚱한 걸음마가 어제 만난 그의 지친 얼굴이 안부없는 사랑이 그렇고 지하철을 접수한 여중생들의 깔깔웃음이 생각나면 구길 수 있는 흰 종이가 창 밖의 비가 그렇고 빗소리를 죽이는 강아지의 컹컹거림이 매일 되풀이되는 어머니의 넋두리가 그렇다. 누군가와 싸울 때마다 난 투명해진다. 치열하게 비어가며 투명해진다. 아직 건재하다는 증명 아직 진통할 수 있다는 증명 아직 살아 있다는 무엇. 투명한 것끼리 투명하게 싸운 날은 아무리 마셔도 술이 오르지 않는다. * 2023년 2월 8일 수요일입니다. '사람'을 한 글자로 만들면 '삶'이 됩니다.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생 _ 신달자

생 신달자 단 한 번이다 결코 재생될 수 없다 무례한 낙서를 연습이라고 말하지 마라 경험이라는 말로 허물을 덮지 마라 상호 불통을 예술이라고 하지 마라 이미 한 장의 종이는 사용 불가 * 2022년 7월 19일 화요일입니다. 되돌릴 수는 없지만 반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삶에 관한 물음 _ 임보

삶에 관한 물음 임보 어떤 이는 세상을 등지고 깊은 산골에 들어가 산새들의 울음소리나 듣고 산나물이나 씹으며 조용히 살라고 한다 어떤 이는 호숫가 풍치 좋은 곳을 찾아 정자를 세우고 낚싯대나 드리우고 시나 읊조리며 한가하게 살라고 한다 어떤 이는 거친 세상에 나가 수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세상의 달고 쓴 맛들을 다 맛보며 살라고 한다 어떤 스승은 능력이 소중하니 배우고 익혀 힘을 기르라고도 하고 어떤 친구는 재산이 소중하니 많은 돈을 모으며 살라고도 하고 어떤 선배는 사람이 중요하니 좋은 이웃들을 많이 만들라고도 한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묻고 다니다 어느덧 한평생 다 보내고 말았다 * 2021년 12월 21일 화요일입니다. 힘들고 지쳤다는 건 노력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한 템포 쉬어가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_ 푸시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푸시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 절망의 나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오리라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은 한순간 사라지지만 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며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설움의 날을..

산다는 것 _ 배현순

산다는 것 배현순 산다는 것이 무언지 아세요 새처럼 가벼워지는 일 나무처럼 뿌리를 깊이 내리는 일 바다처럼 깊고 푸르르는 일 바람처럼 춤추는 일 꽃잎처럼 감싸안는 일 들풀처럼 다시 일어나는 일 햇살처럼 반짝이는 일이지요 때론 비처럼 울어도 볼 일 가랑비에 젖어도 볼 일 안개에 묻혀 숨어도 볼 일 이슬처럼 또르르 굴러도 볼 일이지요 벼랑끝에 핀 선홍빛 진달래 아스라이 피었다 지는 일 열두 폭 치맛자락에 엎어져 울다 울다 지쳐 꿈꾸어 보는 일이지요 * 2021년 11월 22일 월요일입니다. 생각을 조심해야 합니다. 생각은 말이 되고 행동이 되기 때문이죠. 좋은 생각으로 시작하는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삶을 묻는 너에게 _ 용혜원

삶을 묻는 너에게 용혜원 삶이 무엇이냐고 묻는 너에게 무엇이라고 말해줄까 아름답다고 슬픔 이라고 기쁨 이라고 말해줄까 우리들의 삶이란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단다 우리들의 삶이란 나이들어 가면서 알 수 있단다 삶이란 정답이 없다고들 하더구나 사람마다 그들의 삶의 모습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 아니겠니? 삶이 무엇이냐고 묻는 너에게 말해주고 싶구나 우리들의 삶이란 가꿀수록 아름다운 것이라고 살아갈수록 애착이 가는 것이라고. * 2021년 4월 22일 목요일입니다. 정답이 없을 때는 자신의 선택을 믿는 게 가장 좋습니다. 우연한 행운을 믿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